개그우먼 이성미의 교육관이 '둥지탈출3'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유쾌한 친구 같은 엄마이면서 공부보단 자식들의 독립심과 행복을 최우선시 하는 바람직한 부모였다.
3일 방송된 tvN '둥지탈출3'에 이성미와 막내 딸 조은별이 새 가족으로 합류했다. 올해 60살이 됐다는 이성미는 30살 첫째 아들 은기, 22살 둘째 딸 은비, 18살 막내 딸 은별을 둔 다둥이 엄마다.
이성미는 큰 아들과 둘째 딸을 모두 해외에 보냈다. 20살 때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끊은 터라 두 자식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가꿨고 아들은 해외에서 회사를, 딸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꼼꼼하게 집안일을 해치운 이성미가 기다리고 있는 이는 막내 딸인 18살 은별. 중간고사 시험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그는 망쳤다며 곧바로 방에서 영어 에세이 공부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성미는 거실 소파에 누워 시도 때도 없이 방에 있는 딸을 불렀다. 청소를 빌미로 방에도 들락날락거렸다. 은별은 공부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이성미는 딸과 놀고 싶어서 좀이 쑤신 눈치였다.

결국 그는 딸을 꾀어내서 저녁식사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아보카도 하나도 이 가게 저 가게를 다니며 꼼꼼하게 가격을 체크하는 살림꾼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은별은 빨리 들어가서 공부해야 하니 안절부절못했다.
이성미는 "살면서 난 아이들한테 성적표 보자고 한 적이 없다"고 알렸다. 그럼에도 은별은 "곧 고3이고 꿈은 없지만 대학도 가야 하니까 뭐든 열심히 해야 할 때인 것 같다"며 학업 의지를 내비쳤다.
시험기간인데 놀자고 하는 엄마가 스트레스라는 은별. 그런 딸을 보며 이성미는 "공부를 너무 많이 하면 못 논다"며 남다른 교육 철학을 밝혔다. 공부보다 중요한 건 순간의 행복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은별의 고민도 이해가 됐다. 앞서 오빠와 언니의 독립을 지켜봤던 은별로서는 꿈이 없고 학업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대학에 갈 실력이 돼야 미래를 자유롭게 꿈 꿀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이성미는 "아이들이 20살 때 학비 지원을 안 해줬다. 경제적 지원을 끊었다. 그래서 은별이는 벌써 돈 걱정을 한다. 본인의 20살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라며 공감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대학을 가든 고등학교만 나오든 엄마는 너희들의 존재 자체가 귀하다. 인생에 공부는 다가 아니다. 아이들이 공부에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지 아니까 경험으로 배울 게 많고 공부보다 더 중요한 건 너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본인의 불우한 어린 시절 때문이었다. 이성미는 "제가 학교 다닐 때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우울했다. 그래서 애들한테 사랑만 주고 싶다"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랑만 주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것같다. 난 태어난 지 100일 때 엄마랑 헤어졌고 초등학생 때 엄마가 돌아가셨다. 내 엄마한테 할 수 없었던 걸 내 딸에게 쏟는 것"이라며 자식들을 향한 무한 애정을 털어놨다.
방송 이후 이성미의 교육관은 많은 엄마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공부와 시험 성적, 대학 입시와 스펙을 중요시하는 대다수의 부모와 달리 이성미의 철학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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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둥지탈출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