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은 위대했다. '너도 인간이니' 로봇 서강준이 공승연을 위해 자신의 원칙까지 바꿨다. "나를 나로 봐주는 유일한 인간"이 그 이유였다. 로봇과 인간의 사랑, 가능할까.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에서 남신Ⅲ(서강준 분)는 서예나(박환희 분)로부터 강소봉(공승연 분)을 보호했다. 그러면서 강소봉을 제 1로 보호한다는 원칙을 추가했다.
남신Ⅲ는 남신(서강준 분)을 대신하기 위한 로봇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남신Ⅲ 스스로도 "나는 서운함을 느끼지 못한다"며 엄마 오로라(김성령 분)를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남신Ⅲ는 강소봉과 대화를 나누고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감정을 느끼는 듯한 고백 혹은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남신Ⅲ는 왜 강소봉을 위한 원칙이 생겨났지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강소봉의 과격한 행동 패턴에 길들어져서인지, 꼬봉 역할에 적합해진 알고리즘 때문인지, 지나친 피부 접촉의 결과 때문인지 이유를 거듭 생각했지만 남신Ⅲ는 "이 여자의 무엇이 날 변화시켰는지 분석되지 않는다"고 했다.
강소봉 역시 이런 남신Ⅲ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여러 차례 표현했다. "최고의 꼬봉", "최고의 주인"이라고 서로를 칭찬하기도 했던 강소봉과 남신Ⅲ는 방송 말미 지금까지는 긴가민가했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우연히 남신Ⅲ에게 킬스위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강소봉은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남신Ⅲ에 화를 냈다.

강소봉은 "내 꼬봉 뿐만 아니라 누구의 꼬봉도 아니다. 니 판단대로 행동해라. 남신은 남신이고 너는 그냥 너다"라고 말하고는 경호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남신Ⅲ는 그제서야 원칙이 생긴 이유를 알게 됐다. 남신Ⅲ는 "저 여자는 나를 나로 봐주는 유일한 인간"이라며 강소봉을 붙잡았고, 그렇게 두 사람 사이 로맨스 기류가 형성됐다.
문제는 남신Ⅲ가 로봇이라는 점. 남신Ⅲ가 느끼는 것이 진짜 사랑인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남신Ⅲ와 강소봉이 서로에게 느끼고 있는 호감은 인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인간과 로봇이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남신Ⅲ와 강소봉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너도 인간이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