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닥터K' 양현종(30·KIA)의 탈삼진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개인 최다 탈삼진은 물론 나아가 첫 200탈삼진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타이거즈 역사에서 선동렬만이 갖고 있는 기록도 넘본다.
양현종은 지난 3일 광주 한화전에서 데뷔 후 개인 최다 12탈삼진 경기를 했다. 7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내며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최고 148km 직구(69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16개) 체인지업(11개) 커브(1개)를 섞어 던졌다. 헛스윙 삼진만 12개나 될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였다.
이날로 양현종은 5년 연속 100탈삼진 이상 기록을 세웠다. 리그 역대 14번째 기록. 시즌 103탈삼진을 마크한 양현종은 이 부문 리그 전체 5위에 올랐다. 국내투수 중 유일하게 100탈삼진을 넘겼다. 양현종은 2016~2017년에도 각각 146개, 158개의 삼진을 잡아내 토종 1위였다.

올해는 탈삼진 비율이 더 높아졌다. 올해 116⅔이닝 동안 103개 삼진을 뺏어낸 양현종은 9이닝당 탈삼진 7.95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14년(8.67개)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2015년 7.67개, 2016년 6.56개, 2017년 7.36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소폭 상승했다.

양현종은 이 같은 탈삼진 증가에 대해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다. 이닝을 많이 던지고 싶은 마음에 공격적인 볼 배합을 한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공격적으로 승부해야 경기 흐름, 전체적인 팀 분위기도 좋아진다. 템포를 빠르게, 더 공격적으로 가져가며 야수들을 조금 더 쉬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양현종은 산술적으로 약 193개의 삼진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 2014년 개인 최다 165탈삼진 기록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첫 200탈삼진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유구한 타이거즈 역사에서도 시즌 200탈삼진 기록은 단 한 명의 선수, 레전드 선동렬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선동렬은 3번의 200탈삼진 시즌을 보냈다. 지난 1986년 개인 최다 214탈삼진을 기록했고, 1988년에는 200탈삼진을 정확히 맞췄다. 1991년에도 210탈삼진. 선동렬을 제외한 타이거즈 투수로는 1991년 해태 시절 이강철이 기록한 193개가 최다. 21세기 들어서는 2011년 윤석민의 178탈삼진이 최다 기록이다.
양현종은 "6월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경기 때마다 점수를 주며 상대팀으로 분위기를 넘겨줬다. 무실점으로 끝낸 경기가 없어 스스로 어렵게 했다"며 "앞으로 1점, 1점 잘 막아내기 위해 노력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고 기대했다. 지금 이 기세라면 200탈삼진도 충분히 도전 가능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