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11m 러시아 룰렛 징크스 넘어선 잉글랜드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07.04 05: 58

잔인한 11m 러시아 룰렛 징크스도 새로운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를 물리칠 수 없었다.
잉글랜드는 4일 새벽 3시(한국 시간) 러시아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1-1로 연장 접전 끝에 승부차기(4-3)에서 콜롬비아를 꺾고 8강행에 성공했다.
이날 잉글랜드는 8강행을 넘어 승부차기 징크스까지 벗어나며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앞서 잉글랜드는 메이저 대회서 승부차기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성인 A 대표팀 뿐만 아니라 연령대 대표팀에서도 승부차기에 약하기로 소문이 날 정도. 잉글랜드는 월드컵 역대 승부차기에서 3전 전패에 그치고 있었다. 유로까지 포함하면 1승 6패, 연령대 대표팀까지 포함한 기록에서는 14번 중에서 12번에서 패배한 바 있다.
기록이 보여주듯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는 매번 중요한 길목에서 승부차기서 무너졌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에서 잉글랜드는 서독에 승부차기에 3-4로 패배한 바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에서 3-4로 패배했다. 심지어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흔히 승부차기는 그 잔인함으로 인해 '11m 러시아 룰렛'으로 묘사되곤 한다. 정규시간과 연장까지 치열한 혈투를 벌인 뒤 나서다 보니 더욱 힘들고 부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잉글랜드는 이번 월드컵서 승부차기 징크스를 넘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였다.
러시아로 오기 전 잉글랜드는 선수들 심리 측정 테스트를 통해 승부차키 키커를 정했다.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승부차기 순번을 미리 정하며 철저한 준비에 나섰다. 심지어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골프 퍼트 훈련과 천천히 킥에 나서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역시 메이저 대회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아픔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승부차기를 준비했다. 결국 이러한 철저한 준비가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징크스 탈출을 이끌었다.
이날 승부차기는 코인 토스를 통해 콜롬비아가 선축에 나섰다. 1번 키커인 팔카오가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잉글랜드의 1번 키커인 케인도 강력한 킥으로 성공했다. 2번 키커 콰드라도와 래쉬포드도 골망을 갈랐다.
3번 키커는 양 팀의 희비가 갈렸다. 콜롬비아는 무리엘이 성공했지만, 잉글랜드는 헨더슨의 킥이 오스피나의 손에 걸렸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픽포드가 우리베의 킥을 막아내고, 트리피어가 성공시키며 3-3 동률을 이뤘따.
픽포드는 바카의 킥마저 막아내며 영웅이 됐다. 잉글랜드의 마지막 키커인 다이어가 성공시키며 잉글랜드의 8강행이 확정됐다.
다이어가 킥을 성공시키는 순간 실축으로 가슴을 졸이던 헨더슨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징크스를 넘어 12년 만의 8강행을 이뤄냈다.
잉글랜드는 오는 7일 오후 11시 '숙적' 스웨덴과 8강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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