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가 끝까지 흥행 마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 개봉한 ‘마녀’(감독 박훈정, 제공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작 영화사 금월 페퍼민트앤컴퍼니)가 6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4일) 개봉한 마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감독 페이튼 리드, 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코리아, 이하 앤트맨2)와 호평 받은 청춘영화 ‘변산’(감독 이준익, 제공배급 메가박스, 제작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마녀’는 어제(3일) 11만 5726명을 동원해 4만 6395명이 본 ‘탐정2:리턴즈’(감독 이언희)를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이틀 째인 지난달 28일부터 어제까지 6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마녀’의 손익분기점은 230만 명이다. 현재까지 누적관객수가 119만 9003명이기 때문에, 계산해 보면 약 110만 관객을 더 동원해야 한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해야 ‘마녀2’의 제작 확정 및 촬영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오고갈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마녀’는 한 수용시설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문의 사고로 죽고, 홀로 탈출한 아이가 10년 여간 평범하게 살아가다가 의문의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액션이다. 여성 솔로 히어로 무비라는 점,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만화 같은 이야기, 독특한 액션 시퀀스, 예측할 수 없는 반전 결말이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극 초반 지루한 드라마의 전개가 액션작의 힘을 잃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자윤 역에 발탁된 김다미와 데뷔 7년 만에 정통 액션에 도전한 최우식의 만남이 신선하다. 김다미의 대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인이지만 떨지 않고 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낸 김다미의 활약에,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또한 최우식 역시 선방했다. 여러 작품을 통해 보살펴 주고 싶은 허약한 이미지를 벗고, 시크하고 카리스마 있는 액션 강자를 소화해 눈길을 끌기 충분한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변신을 갈망해왔던 그가 ‘마녀’를 통해 간절히 바랐던 캐릭터 변신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1위작 ‘마녀’에 맞서는 ‘앤트맨과 와스프’는 개봉 하루 전인 어제부터 70~80%대를 웃도는 높은 예매율로 예비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 40분을 기준으로 예매율은 무려 80.2%에 달한다. 이로 인해 오늘(4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년 만에 돌아온 ‘앤트맨2’는 시빌 워’ 사건 이후 히어로와 가장의 역할 사이 갈등하는 앤트맨과 새로운 파트너 와스프의 예측불허 미션과 활약을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앤트맨이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가 이번에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이 높아졌으며 내년에 개봉하는 ‘어벤져스4’로 이어지는 결정적 작품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고 있어 화제를 모았다.
올해 10주년을 기념해 개봉한 ‘블랙 팬서’, 10주년의 클라이맥스로써 천만 관객을 동원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이어 다시 한 번 마블 신드롬이 일어날 것을 예상케 한다.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인생의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 분)로 인해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내려온 학수(박정민 분)의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 영화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박정민이 피아노에 이어 이번엔 랩을 시도했다. 프로 래퍼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기 때문에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는 천생 배우이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온 이준익 감독이 이번에도 자신의 틀을 깨는 새로운 이야기를 시도했다. 영화 전반에 짙은 감성이 넘쳐흐르는데, 이는 그리운 고향의 애틋함을 풍긴다. 고뇌하는 청춘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이 감독의 진심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