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해커, 복귀전에서 드러난 두 가지 문제점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7.04 13: 06

'백전노장' 에릭 해커(35)도 8개월의 공백기는 어쩔 수 없었다.
해커는 3일 고척돔에서 치러진 ‘2018시즌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전에서 4⅓이닝 7피안타 2피홈런 3볼넷 3삼진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넥센은 3-9로 크게 졌다. 
경기 전 장정석 감독은 “해커의 컨디션이 좋다. 오늘 90구정도 던지게 할 것”이라 밝혔다. 해커는 총 82구를 던졌다. 그 중 50개가 스트라이크존에 꽂혔다. 직구 최고시속은 145km까지 나왔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커터로 5가지 구종을 섞어서 던졌다. 특히 체인지업은 31구 중 23개가 스트라이크가 될 정도로 잘 구사가 됐다.

▲ 60구 이후 급격한 체력저하
해커의 초반 피칭은 좋았다. 원하는 곳에 원하는 구종을 잘 꽂아 넣었다. 3회 실점을 했지만 장타는 허용하지 않았다. 문제는 스태미너였다. 해커는 5회 60구가 넘어가는 시점부터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체력이 떨어지자 제구도 흔들리기 시작했고, 장타를 맞았다.
해커는 5회초 김성현과 나주환에게 연속 볼넷을 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넥센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가 상태를 살폈다. 64구를 던졌으니 선발투수로서 많은 투구수는 아니었다. 넥센은 계속 해커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최근 불펜투수들이 좋지 못한 넥센 입장에서 해커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 했다. 하지만 해커의 구위는 이미 떨어진 상태였다.
▲ 긴박한 위기상황에서 흔들린 제구
고비는 5회초였다. 해커는 공백 기간동안 타자를 타석에 세워두고 꾸준히 라이브 피칭을 했다. 아무리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 던졌다 해도 실전과 같은 긴장감은 있을 수 없었다. 결국 해커는 노수광의 1타점 적시타, 한동민의 2타점 추가타를 맞으며 공백기간의 단점을 드러냈다.
넥센 코칭스태프가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KBO 경험이 많은 해커는 SK타자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해커를 잘 아는 것은 SK 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해커는 올 시즌에 대한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던 상태. 결국 로맥과 최정이 연속 홈런을 터트려 해커를 무너뜨렸다.
경기 후 해커는 “실전피칭이 오랜만이었다. 생각보다 제구가 괜찮았다. 다만 이닝을 이어갈수록 피로감이 쌓였다. 전략을 바꿔가며 던지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타자성향을 빠르게 파악해 상황에 맞게 투구전략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공백기를 감안한다면 첫 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해커가 경기초반에 보여줬던 안정적인 제구와 구위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넥센 선발진에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중반 무너졌던 체력부족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나이도 있다 보니 해커가 구위로 상대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힘은 없다. 다만 KBO 경험이 풍부한 해커다. 결국 관록과 경험, 제구력으로 노련하게 위기를 넘겨야 한다. 해커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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