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들이 앞으로 KIA 미래다".
지난해 2월 KIA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주전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간 뒤 5명의 1~2년차 선수들이 나머지 특타를 자청했다. 당시 1군 타격코치로 선수들의 훈련을 보던 박흥식 현 퓨처스 감독은 "이 선수들이 앞으로 KIA의 미래가 될 것이다. 19~20살 선수들이 저렇게 치는 건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내야수 류승현(21). 당시 박흥식 감독은 류승현에 대해 "키는 작아도 단단하다.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린다"며 "이 선수들이 하체 웨이트를 통해 처음 입단했을 때보다 몸이 좋아졌다. 나이는 어려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칭찬했다.

박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류승현은 3년차가 된 올해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3일 나지완이 엔트리 말소돼 1군에 첫 등록된 류승현은 2주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이범호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달 30일 또 1군의 부름을 받았다.
30일 두산전에서 8회 이현호에게 우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프로 데뷔 첫 홈런 손맛을 본 류승현은 3일 광주 한화전에도 2번타자 3루수로 선발출장,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1군 8경기 성적은 18타수 7안타 타율 3할8푼9리 1홈런 4타점.
광주일고 출신 류승현은 지난 2016년 2차 10라운드 전체 98순위로 거의 끝에 지명됐다. 176cm 84kg 작은 체구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KIA에서 한 단계씩 성장했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50경기 타율 3할6푼4리 71안타 4홈런 39타점으로 맹타를 쳤고, 1군에까지 올라왔다.
류승현은 3일 한화전을 마친 뒤 "박흥식 2군 감독님께서 항상 자신감을 가장 강조했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좋다. 네가 최고'라며 멘탈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감독님 덕분에 작년부터 야구가 많이 늘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타격에 있어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배트 중심에 맞힐 수 있다"며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 버티겠다. 그렇게 1년을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처음에는 선발로 나가는 게 떨렸는데 이젠 즐기려 한다"며 남은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