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화의 젊은 선수들은 대전 홈경기를 마친 뒤 자율적으로 나머지 야간 훈련을 하고 돌아간다. 대부분 20대 초중반 젊은 야수들. 올 시즌 새롭게 마련된 우측 외야 실내 연습장의 배팅볼 기계와 함께 스스로 타격 훈련을 한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야수들뿐만 투수도 야밤에 홀로 훈련을 했다. 한화 마당쇠 투수 송창식(33)이었다. 지난달 28일 대전 삼성전이 끝난 뒤 텅 빈 그라운드를 벗 삼아 장거리 러닝을 뛰었다. 이튿날부터 경기 후 수건을 들고 좌측 불펜으로 향했다. 누구도 보지 않는 야밤의 나 홀로 훈련이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그런 송창식의 모습에 대해 "그만큼 절실함이 있다는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한화 관계자도 "송창식이 밸런스를 잡기 위해 혼자서 훈련을 한 것이다. 스스로도 자기 것을 찾으려 어떻게든 노력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송창식의 모습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메시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송창식은 올해 8경기에서 1승1홀드를 거두고 있지만 7⅔이닝 동안 6실점하며 평균자책점 7.04에 그치고 있다. 홈런 2개 포함 안타 11개를 내주며 피안타율 3할5푼5리. 시즌 초반 구위 저하를 이유로 2군에 내려간 뒤 77일간 머물렀다. 지난달 17일 다시 1군에 올라왔지만, 아직 승부처에 투입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전 삼성전에서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 후 코칭스태프 회의에서 송창식의 2군행 이야기가 나왔지만 1군에서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송창식의 간절함을 잘 아는 코칭스태프였고, 송창식도 야밤의 훈련으로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28일 삼성전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송창식은 3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최다 2⅔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잘 막았다. 2-7로 승부가 기운 5회부터 선발 김민우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7회까지 책임졌다.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추격조로 팀의 불펜을 아끼는 데 힘썼다.
송창식은 지난 2012년부터 한화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활약했다. 매년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을 만큼 자주, 많이 던져 팬들의 걱정과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한 야구인은 "그동안 너무 많이 던진 후유증이다. 구위 회복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FA 취득이 달려있는 시즌이라 올 시즌 시련이 더욱 커 보인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즌이지만 송창식은 포기하지 않았다. 홀로 야밤의 훈련까지 자청할 만큼 절실하다. 3일 KIA전에선 최고 구속을 144km로 끌어올리며 회복 가능성을 보였다. 부활을 위해 안간힘 쓰고 있는 송창식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을까.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