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불청객도 가족일까?"..'식구' 신정근X장소연X윤박이 던진 질문(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7.04 18: 53

 영화 ‘식구’(감독 임영훈, 제공배급 스톰픽처스코리아, 공동배급 TCO더콘텐츠온, 제작 동우하 팩토리)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장애우가 인간다운 존엄성을 가지고 비장애우와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4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식구’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12일 개봉에 앞서 언론에 공개됐다. 이날 주연을 맡은 신정근, 장소연, 윤박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식구’는 가족 밖에 모르던 아빠 순식(신정근 분)과 마음 약한 엄마 애심(장소연 분), 씩씩한 딸 순영(고나희 분)의 일상에 불청객 재구(윤박 분)가 끼어들면서 시작된 불편한 동거기를 그린다. 3년 전인 2015년 촬영을 마쳤지만, 개봉이 늦춰지면서 이달 12일 선보이게 됐다.

장애우 순식 역을 맡은 신정근은 “이 영화는 토마토 같은 영화다. 흥행할 영화도 아니고, 영양가 있는 영화도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주변에서 보고 느낄 수 있을 법한 작품이다. 누군가에게 손을 뻗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작품에 참여하고 느낀 생각을 전했다.
이어 순식의 아내 애심을 연기한 장소연도 “대작은 아니지만, 숨겨져 있던 것을 꺼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숨겨진 이야기를 보여주는 느낌이었다”면서 “열심히 찍었다. (다양성을 위해)관객분들이 극장에 오셔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소연은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지만 역할이 많이 조심스러웠다. 제가 혹시라도 (장애우를) 잘못 표현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다”며 “그래서 감독님을 만나서 작품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감독님과 얘기를 하면서 그의 아이 같은 마음을 느꼈다. 순영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을 잘 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캐릭터를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순식과 애심은 지적 장애인이지만, 하나 뿐인 딸을 세상 부러울 것 없이 키우려는 부모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집에 불청객 재구가 침입하면서 평화로웠던 일상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범죄자 겸 침입자 재구를 연기한 윤박은 “저라는 배우를 아시는 분들은 '윤박은 실장님 등 전문직을 많이 소화했는데 이걸 어떻게 했지?'라는 생각을 하실 거다. 다른 방식으로 연기를 해보고 싶었던 차에 이 대본을 보고 욕심을 갖게 됐다”며 “날 것의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했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박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이야기인 거 같다”며 “우리가 이웃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침해할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내 일상 속 모습과 비슷할 수 있다. 한 번 쯤은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추천했다.
임영훈 감독은 재구 캐릭터에 대해 “이 인물은 세상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이다.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을 이용해 보기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다”며 “재구라는 인물이 사회에서 전과자지만, 사회에서 보호를 해주는 장치가 없다. 그런 부분과 관련해서 순식 애심의 집에 들어와서 새로운 인생을 찾고 싶었지만 어려서부터 소년원에 들어가고 나오길 반복하면서  자신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실수하는 게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구는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달라지려고 하지만, 사회의 장벽에 부딪혀 금세 죄절하는 인물이다.
그러면서 임 감독은 “식구라는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은 제가 장애우들을 접하고 이해가 되는 게 많았다”며 “그 분들의 고민은 자식을 키우는 것보다 남들의 시선이 가장 힘들다고 하시더라. 그런 것들이 복합적인 것으로 작용하면서 이런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어 그는 “재구는 범죄자지만, 가족애를 느끼는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도 있다. 저와 윤박 씨가 촬영하면서 고민을 했는데 여지를 남겨 두고 싶었던 점이 있었다”라고 인물 해석에 가능성을 열어뒀다.
임 감독은 “엔딩 장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순식이 사람들에게 소리치는 장면을 통해, 비장애인 부모보다 (장애인 부모들이) 정상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중점을 둔 장면에 대해 설명했다.
‘식구’는 제26회 아리조나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제2회 시네마 뉴욕시티 필름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장편영화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임 감독은 “한 인물의 시선을 따라 간다기보다 등장인물들의 입장에서 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구라는 인물이 나쁜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 가정에 살고 싶었던 인물”이라며 “저는 한 명에 집중하고 시선을 따라가기보다 전체적인 분위기에 초점을 맞춰보고 싶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purplish@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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