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가 편해졌다? KIA 타이거즈 불펜이 달라지고 있다.
KIA는 지난 4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경기에서 불펜을 조기 가동해 역전승을 챙겼다. 2-4로 뒤진 6회초 선발 한승혁을 1사 1루에서 내리고 팻딘을 투입해 불을 껐다. 이후 김윤동(1⅓이닝), 임기준(⅔이닝)을 내보냈고 역전에 성공하자 9회 소방수 윤석민이 나서 3연속 탈삼진으로 제압했다.
최근 탄탄해진 KIA의 불펜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올해 KIA 불펜진의 평균자책점(ERA) 4.80은 1위 한화(3.45)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가 압도적으로 강하지만, 속썩이던 KIA 불펜이 2위에 올라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깊다.

중심에는 윤석민이 있다. 소방수 가세와 함께 불펜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선발투수로 복귀해 3전 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소방수로 등판한 5경기에서 3세이브를 챙겼다. 각각 1이닝씩만 던졌고 두 차례 1실점이 있었다. 그러나 블론세이브 없이 5경기 모두 승리를 지켰다.
갈수록 구속도 높아지고 있고 직구의 힘이 붙고 있다. 직구가 좋아지면서 변화구도 예리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좋고 다양한 구종을 구사해 안정감을 주고 있다. 물론 아직도 구위는 완벽하지 않지만 쉽게 공략당하는 볼이 아니다.
윤석민이 자리를 잡자 김윤동도 3경기에서 무실점 완벽투로 1승1홀드를 챙기며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고 있다. 소방수 부담을 느끼지 않는 상황에서 등판해 특유의 힘 있는 볼을 던지고 있다. 7회에 등판해 1이닝을 넘게 소화하며 상대의 추격을 차단했다.
좌완 임기준이 2군에서 복귀 이후 뛰어난 볼을 던지고 있다. 임기준은 올해 24경기에 출전해 3승1세이브2홀드, ERA 3.60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17일 2군에서 다시 올라온 이후 11경기에서 14이닝을 소화하며 3자책점만 기록했다. 복귀 이후 ERA가 1.93에 불과하다.
여기에 김세현이 돌아와 힘을 되찾은 볼로 2경기에서 안정감을 보태고 있다. 고졸 2년차 유승철도 24경기에서 1승1홀드, ERA 3.41의 꾸준한 성적으로 불펜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경찬과 황인준은 추격조 투수로 제몫을 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얼마전만해도 "편안한 9시 야구를 하고 싶다"고 아쉬움을 표시했었다. 믿을만한 불펜투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완연히 달라진 불펜의 힘을 느끼고 있다. 다소 주춤한 선발야구가 재가동된다면 순위싸움도 해볼만 하다. 그만큼 KIA의 불펜이 반격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