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로 367일+α...'난놈' 신태용의 도전은 계속될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7.06 05: 52

'난놈'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의 도전은 계속될까.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5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서 국가대표감독선임 소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신태용 감독의 거취에 대해 '유임'도 '해임'도 아닌 '후보군 포함'으로 결론 내렸다. 김판곤 감독선임위원장은 10여 명의 새 사령탑 후보군에 신 감독도 분명히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지난해 7월 4일 지휘봉을 잡은 뒤 367일 동안 A대표팀을 이끌어왔던 신태용 감독의 도전이 +α로 계속될 여지를 남긴 셈이다. 
▲ 첫 소방수로 2016 리우 올림픽 8강 신화

2016 리우 올림픽 8강행은 신태용 감독이 거둔 가장 큰 성과다. 고(故) 이광종 감독을 대신해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조별리그를 무패(2승 1무)로 통과했다. 독일과 3-3으로 비겼고, 멕시코(1-0)와 피지(8-0)를 꺾었다. 온두라스와 8강전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역습 한방에 골을 내주며 짐을 쌌지만 공격 축구로 찬사를 받았다.
당시 신태용 감독은 현재 A대표팀의 주축인 손흥민과 장현수 등을 와일드 카드로 선발하며 주력으로 삼았다. 손흥민은 공격수로, 장현수는 주장 완장을 차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또한 권창훈, 황희찬, 정승현, 이창민 등을 A대표팀 자원으로 키워내며 미래를 밝혔다.
▲ 2017 U-20 월드컵, 명확한 가능성과 한계
신태용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안익수 감독의 지휘봉을 이어받아 지난해 안방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 두 번째 소방수로 나섰다. 리우 올림픽의 8강 신화 때문에 기대감이 컸지만 결과적으로 '감독' 신태용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본 무대였다.
대표팀은 기니(3-0)와 아르헨티나(2-1)를 연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조별리그 최종전서 잉글랜드에 0-1로 졌지만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에 1-3 완패의 쓴맛을 삼키며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당시 신태용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 전술과 공격의 중심이 된 이승우 등은 호평을 받았지만 리우 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 번 뒷문 단속에 허술함을 보이며 명확한 한계에 부딪혔다. 
▲ 2018 월드컵은 실패? 정상적으로 맞붙었더라면
2018 러시아 월드컵은 신태용 감독의 세 번째 소방수 등판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뒤를 이어 사령탑에 올랐지만 사실상 실패로 막을 내렸다. 멕시코, 독일전의 성과는 있었지만 스웨덴전서 원하는 내용과 결과를 얻지 못했다. 신 감독은 과거 세계 무대에서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스웨덴을 상대로 잔뜩 웅크렸다. 김민재, 권창훈, 이근호, 염기훈 등 주축 자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도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자의 반, 타의 반 잘하는 걸 하지 못한 신태용호는 승리가 간절했던 스웨덴에 0-1로 패하면서 모든 시나리오가 어그러졌다. 멕시코전서 희망을 봤으나 역시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으로 2골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독일전은 신태용호가 꿈꿨던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단단히 수비를 걸어잠근 뒤 날카로운 역습으로 2골을 뽑아내며 2-0 완승을 거뒀다. 궁지에 몰렸던 대표팀은 디펜딩 챔프이자 세계 1위를 꺾으며 희망을 봤다. 독일전 승리로 들끓었던 팬심도 돌려세웠다. 
신태용 감독은 1년여 전 U-20 대표팀을 이끌고 포르투갈에 완패한 뒤 "세계 대회서 성적을 내기 위해 수비 축구를 해서 1-0으로 이길 수도 있다. 그러나 포르투갈이라는 세계적인 팀과도 대등하게 싸우는 게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러시아 월드컵 3경기의 전혀 다른 내용과 결과는 어쩌면 그의 말 속에 해답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신태용 감독은 이미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고 세 차례나 세계 무대에 도전해 명과 암을 동시에 봤다. 그의 무한도전이 계속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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