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슈스케5’의 앳된 김민지, 어느새 4년차 싱어송라이터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8.07.05 14: 34

‘슈스케5’에서 톱4까지 올라갔던 김민지(25)를 기억하시나요? 지난 2013년 ‘슈퍼스타K 시즌5’에서 유승우를 닮은 외모와 타고난 기타와 보컬 실력으로 심사위원들을 매료시켰던 김민지가 어느새 4년차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했다. 지난 5월22일 첫 EP ‘첫번째 상상’을 낸 그녀를 [3시의 인디살롱]에서 만났다. 그 시간만큼이나 음색과 발성은 성숙해졌고, 세상과 노래를 바라보는 눈빛은 깊어졌다. 
우선 김민지, ‘슈스케5’ 이후 그녀의 발자취를 음반 중심으로 더듬어보면 이렇다. 
2015년 10월15일 싱글 ‘날씨 좋아요’

2016년 7월19일 ‘싸우자 귀신아’ OST : ‘너만 보여’
2017년 12월26일 싱글 ‘밤이고요’
2018년 1월12일 싱글 ‘창문’
2018년 3월8일 싱글 ‘새벽고민’
2018년 5월22일 EP ‘첫번째 상상’ : 좋아?좋아!, 상상, 나빠요, 밤이고요, 꽃잎 떨어지면 생각나는
생애 첫 EP ‘첫번째 상상’은 1년여 준비하면서 전곡이 타이틀 후보였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귀여운 고백송 ‘좋아?좋아!’, 설레는 늦은 봄 연인과 데이트를 떠올리게 하는 타이틀곡 ‘상상’, 그루비한 드럼비트 속에 간결한 기타사운드가 어우러진 ‘나빠요’, 마치 기차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연상시키는 ‘밤이고요’, EP를 마무리하는 발라드 ‘꽃잎 떨어지면 생각나는’, 이렇게 5곡이 수록됐다. 프로듀서 서정일과 밴드 소란의 기타리스트 이태욱의 참여가 눈길을 끈다. 
= 반갑다. EP 나오고 나서 어떻게 지냈나. 
“목소리가 안좋아져서 여행을 다니고 생각도 정리하고 그랬다. 영어공부도 하고, 미디 공부도 하고, 스쿠터도 타고. 동해쪽으로 여행도 갔다.”
= 독자들을 위해 본인소개부터 부탁드린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시간이 좋았다. 중학교 2학년 때 밴드부를 개설한다는 얘기를 듣고 도전했다. 공연을 해보니 재미있더라. 기타는 CA시간에 처음 접했다. 천재 기타리스트 정성하를 보고 시작했다. 나보다 어린 친구가 정말 대단했다. 그때부터 기타 독학을 했다. 고등학교 때는 친구와 듀엣 공연을 할 정도가 됐다.”
= ‘슈스케’는 어떻게 지원하게 됐었나. 
“집에서 가족들이 ‘슈스케’를 즐겨 봤다. 대학(동양미래대) 1학년 때 지원했는데 떨어지고 2학년 때 휴학을 하고 지원해서 예선에 합격했다. 엄마 아빠 몰래 참가해서 결국 톱4까지 올랐다. 취미로만 생각하고 시작한 기타와 노래인데 참으로 신기했다.”
= 기타와 노래가 그렇게 좋았나.
“기타는 하면 할수록 빨려들어갔다. 현재 테일러의 ‘414E’라는 어쿠스틱 기타를 쓰는데, 경연 당시 팬분들이 돈을 모아 선물해 주셨다. 맑고 청량한 테일러 음색과 제 느낌이 비슷해서 선물하신 것 같다. 노래 역시 약속 없는 날에는 10시간, 12시간 부른다. 밥 먹는 시간만 빼고 잠을 줄여서라도 노래를 부른다. 지금은 목상태가 안좋아 약간 쉬는 중이다.”
= 유튜브에서 기타 치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왜 기타와 손만 나왔나.
“컴플렉스는 아니고 신비주의였다(웃음). 당시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BJ가 없었는데, 집에서 ‘인터넷에 신상공개를 하면 안된다’고 하셔서 기타와 손만 나오게 됐다. 지금도 가끔, 한달에 한번 정도 아프리카TV에서 랜덤으로 방송한다. 닉네임은 ‘기타치는배찌’다. 배찌는 ‘크레이지’라는 아케이드 게임 캐릭터인데 저랑 닮았다고 하더라.”
= 프로듀서 서정일과 기타리스트 이태욱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신청곡을 받아서 유튜브에 올릴 때가 있었는데, 마침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 영상을 올렸다. (‘오빠야’를 프로듀싱한) 서정일씨가 그 영상을 보고 연락을 주셨다. 그렇게 해서 서 대표님 회사(브릿지사운드)에 들어가게 됐다. 이게 지난해 8,9월 일인데, 그 전까지는 프리랜서 개념으로 일했다. 피처링도 중간중간에 참여했고. 이태욱씨와는 ‘싸우자 귀신아’ OST 녹음을 하면서 알게 됐다. 그 분이 기타를 치셨다.”
= 지금까지 발표한 곡 중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곡은.
“처음 낸 ‘날씨 좋아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배경음악으로도 쓰였다. 최근곡 중에서는 ‘밤이고요’다.”
= 개인적으로도 ‘날씨 좋아요’, 이 곡이 좋다. 어떻게 만들었나.
“제목처럼 날씨가 쨍쨍한 날에만 듣는 노래는 아니다. (좋아하는) 상대와 함께 한 날은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다 좋다는 말이다. 너와 걷고만 있어도 좋다, 이런 얘기. 2014년 어느날 자다가 첫구절이 떠올라 바로 다음날 만들었다.”
= 역시 김민지씨의 매력은 음색에 있는 것 같다. 친숙한 음색이면서도 자신만의 결이 있다.
“그게 제 강점인 것 같다. 원래는 좀더 허스키했는데, ‘날씨 좋아요’를 프로듀싱했던 오빠들이 좀더 여성스럽고 밝은 목소리를 원했다. 이후 갈고 닦아서 부드럽고 좀더 편한 소리가 됐다(웃음).”  
= EP를 같이 들어보자. 코멘터리 부탁드린다.
#1. 좋아? 좋아! = 목소리보다는 가사를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모든 노래는 가사 전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또박또박 말하는 경향이 있고, 말하듯이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2. 상상 = 이 곡은 원래 남자분한테 줄려고 쓴 곡이다. 상상만 하던 너와의 연애, 이런 것을 끝내고 현실로 이어가겠다, 이런 느낌을 담았다. 저돌적으로 다가가는 그런 여자의 모습. 상남자만 있나, 상여자도 있다, 이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기타 리프는 제가 아이디어를 낸 것인데 (이태욱씨가) 더 멋있게 쳐주셨다. 끝부분에는 부끄럽고 수줍은 느낌이 나도록 모든 악기를 뺐다. 
#3. 나빠요 = 이 곡은 헤어졌거나 사랑이 식은 듯한 느낌이 들거나, 여러가지로 해석되길 바랐다. 하지만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느낌이 더 강한 것은 맞다. 예뻤던 기억들이 진짜였을까, 그런 슬픈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아득한 저 별들 사이 예쁘게 빛났던 우리도 있겠지’ 이 부분이 핵심이다.
#4. 밤이고요 = 이 노래를 들으시고 가슴이 설레셨으면 좋겠다. 옥탑 생활을 할 때 갑자기 새벽에 깨어나 창문 밖 가로등을 바라본 적이 있다. 왠지 가슴이 설레었다. 그 새벽감성으로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노래다. 
#5. 꽃잎 떨어지면 생각나는 = 피아노 발라드 곡을 쓴 적이 없어서 도전해봤다. 쓰다보니까 슬퍼지더라. 이번 앨범 안에 사랑과 이별을 모두 담아보자, 싶었다. 이별이 나한테 다가올지는 몰랐는데, 막상 마주하니 너무 아프고 힘들다, 이런 내용이다. 이전 곡과 너무 대조되는 것 아닌가 싶으시겠지만, 그게 이 노래 매력이다. 피아노는 (서정일) 대표님이 아시는 분이 쳐주셨다. 저랑 동갑 친구다.
= 아, EP 재킷 디자인은 어떻게 나왔나. 
“하트를 퍼즐 조각으로 표현했다. 맞춰질 수도 있고, 빠질 수도 있는 사랑의 모습이다. 이번 앨범에 사랑 노래도 있고, 이별 노래도 있으니까 생각할 여지를 주고 싶었다. 별과 달이 떠있는 것은 둥둥 떠있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였다. 사랑을 할 때는 한없이 올라가고, 이별을 했을 때는 한없이 떨어지지 않나. 그런 떠도는 느낌을 담고 싶었다. 색감은 예전 앨범 그림이 어두운 것 같아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은 색으로 골랐다.”
= 앞으로 계획은.
“일단 곡을 써서 찾아뵈어야 할 것 같다. 아마 8월에 디싱 형태로 나올 것 같다. 제가 부르는 곡도 좋지만 다른 목소리로 들려드릴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다. 엄청 유명해지고 싶기도 하지만, 잔잔하게 오래 음악을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 끝으로 이런 비오는 날 추천곡이 있다면.
“애드 시런의 열렬한 팬이라서 ‘Save Myself’를 추천하고 싶다.” 
/ kimkwmy@naver.com
사진제공=브릿지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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