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난민 문제를 두고 사회적 갈등이 벌어지는 현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난민 문제에 접근하는 그의 태도나 마음은 한없이 진지했고 온 진심으로 비춰졌다.
정우성은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국 사회에서 난민을 두고 발생하는 갈등과 자신을 향한 악성 댓글에 대해 솔직하게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악플이 달리는데 괜찮냐"는 질문에 그는 "난민은 사실 우리에게 먼 나라 이야기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난민에 대해 반감을 가진 국민들을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도 힘들어 죽겠는데 우리 사회에 다가온 난민이니까"라며 "'받자, 안 받자'는게 아니라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좀 우선시 됐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바람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정우성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로 5년째 UN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난민에 관한 입장을 묻자 "대한민국은 법과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다. 법과 제도 안에서 그들을 심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또 "국제사회 하에 난민협약에 들어 있다. 우리 입장에서만 '받자, 안 받자' 얘기를 할 수 있는 이슈는 아니다. 국제 사회와 약속을 지켜가면서 국내 우려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난민 브로커 문제에 관해 그는 "가짜 서류는 존재할 수 없다. 그건 대한민국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말"이라고 잘라 말하며 "국가 세금을 최대한 아끼고, 그들에게 지급하는 돈을 줄이기 위해선 그들(난민)에게 취업을 장려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심사 과정이 길다. 난민들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다. 가짜 난민이 불법 취업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모여 있던 건 아니다. 난민 심사가 길고 상세해서 현재 제주도에 있는 예멘 난민들도 오래 머물고 있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서도 법률적 지식이 없으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국가를 넘어 난민 신청하는 이들이 법률적 지식이 없다면 도움을 줘야 하는데 브로커가 문제다. 법과 제도와 진짜 난민들 사이에서 도울 의지가 있다면 난민은 어려움을 안 겪지만 나쁜 브로커들이 있다. 여성들 인신매매로 팔아넘긴다"고 우려했다.
그는 난민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언급하는 이유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문제를 같이 공감하고 같이 가져가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며 여러분들의 삶의 질과 풍요를 뺏고자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라고 자신의 진심에 대해 드러냈다.
"난민들이 범죄의 길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질문에는 "우리 사회에도 범죄자는 있다. 난민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건 편견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난민 인정을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 중 일부는 정우성의 SNS에 찾아가 댓글로 생각을 밝히거나 심지어 악성 댓글을 남기기도 한다.
이에 관해 그는 "댓글 잘 안 보는데 이번처럼 여러분들이 보내주는 걸 2번씩 읽고 왜 이런 목소리를 낼까. 그분들의 감정을 보려고 한 건 처음이다. 비판의 목소리 뒤에 있는 감정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공부하고 있다"라고 말해 자신과 반대되는 입장을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끝으로 정우성은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서 이렇게 중요한 시기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난민 문제로 사회 갈등이 크게 확산되는 건 우리 모두를 위해서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여러분들이 접하고 계시는 정보, 말이 서로의 눈높이에 맞는지 양쪽에서 다 심사숙고하면서 논의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앞서 만화가 윤서인은 정우성의 이 같은 소신을 디스하는 만화를 그린 바 있다. "가난을 몰라서 하는 말이냐"는 말에 정우성은 "어렸을 땐 철거촌을 전전했다. 가난을 잊었을진 모르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난민 문제는 한 개인과 국가가 책임질 수 없다는 거다. 전 세계가 같이 공감해야 한다. 여러분에게 책임지라는 게 아니라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난민 문제에 대한 그의 생각과 소신을 잘 들을 수 있던 시간. 그의 말에 설득되든 되지 않든, 분명한 것은 정우성이 스타로서 내기 힘든 목소리를 누구보다 진지하게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nyc@osen.co.kr
[사진] 정우성 SNS,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