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리안 승률은 팀의 득점과 실점을 통해 기대 승률을 예측한다. 이 수치에 비해 팀 승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전력 외의 무언가나 운이 따라줬다는 의미다. 야구는 결국 평균의 게임이다. 미래를 예상할 때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7일 현재 피타고리안 승률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팀 중 하나가 한화다. 한화는 7일까지 49승36패로 승률 5할7푼6리를 기록 중이다. 두산에 이어 리그 2위다. 그런데 피타고리안 승률은 5할2리로 이보다 훨씬 낮다. 리그 6위다. 원인은 역시 득점력에 있다. 한화의 득점 생산성은 거의 대부분의 지표가 리그 평균을 밑도는 하위권에 가깝다. 돌려 말하면, 득점력을 향상시키지 못한다면 후반기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한화는 7일까지 팀 타율이 2할7푼으로 리그 평균(.283)보다 떨어진다. 리그 최하위 NC(.251)만이 한화보다 아래에 있다. 팀 출루율(.336)도 9위, 팀 장타율(.412)도 역시 9위다. 기동력에서 다소 만회하는 부분이 있지만 최근 리그 추세를 고려하면 이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한 여파는 있었다. 간판타자인 김태균은 올 시즌 55일이나 빠져 있었다. 예상 외로 부진한 선수들 또한 적지 않다. 부상으로 빠진 정근우, 팀 주전 유격수 하주석과 포수 최재훈, 주장인 최진행 등이다. 이 선수들의 공백을 새로운 스타들이 적시에 메워줬지만 최근에는 다소간 한계에 부딪히는 모습이다.
실제 6월 20일 이후 15경기에서는 팀 타율이 2할6푼5리까지 떨어져 있다. 특히 7월 들어서는 타격이 슬럼프를 겪고 있다. 5경기에서 팀 타율은 2할3푼5리다. 마운드가 비교적 잘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다. 새로운 스타들의 출현은 반갑지만, 한 시즌을 꾸준하게 소화하며 자신의 경력이 확실한 선수들은 아니다. 결국 주축들이 살아나야 한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아직은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 투수 출신인 한 감독은 타격에 대해 특별한 지시를 내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한 감독 스스로도 “두 경기 정도 타격 방향을 놓고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나머지는 타격 파트에 맡긴다”고 말했다. 이제는 선수들이 믿음에 부응할 때가 됐다.
전망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김태균과 양성우는 돌아왔다. 복귀 후 감이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부상으로 빠진 정근우는 조만간 1군에 돌아온다. 부진 속에 1·2군을 오가고 있는 최진행은 퓨처스리그(2군)에서 담금질에 한창이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던 최재훈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5푼을 치며 완연한 상승세를 과시 중이다. 아픈 손가락인 하주석 또한 조정을 거치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제러드 호잉, 이성열 등이 중심이 돼 타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선수들도 시즌 내내 슬럼프가 없을 수는 없고, 실제 성적이 다소간 떨어지는 추세다. 이제는 지금까지 부진했던 선수들이 그 짐을 나눠 들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투수에 비해 더딘 야수 쪽의 세대교체 흐름 또한 관심이다. 현재 주축 중 상당수는 나이를 고려했을 때 3~4년 뒤를 장담하기 어렵다. 올해뿐만 아니라 미래도 잡아가는 한 수가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