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과는 거리를 둔 채 긴 조련에 들어간 SK의 차세대 투수들이 하나둘씩 퓨처스팀(2군)에 합류해 실전을 거치고 있다. 그 중 조성훈(19)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성훈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의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았다. 당시 지명에 참가한 한 구단 관계자는 “스카우트 팀에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고 떠올렸다. 다른 관계자는 “당장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발전 가능성이 워낙 높은 선수였다. 구단의 육성 기조에도 어울린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성훈은 고교 저학년 때까지는 유격수로 뛴 선수였다. 이후 투수로 전향했다. 성장세는 무서웠다. 140㎞를 던지던 선수가, 어느 날에는 143㎞을 던졌고, 조금 있으니 145㎞를 던지더니 마지막에는 148㎞의 강속구를 던졌다. 고작 1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188㎝의 건장한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있었다.

SK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조성훈은 루키팀(3군) 등판에서 최고 151㎞의 강속구를 던지며 오히려 고교 시절부터 구속이 더 올라왔다. 김경태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151㎞이라는 숫자도 좋지만, 선발로 뛰면서도 꾸준히 140㎞대 중·후반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스태미너도 좋은 편”이라면서 “프로에 와서 몸을 더 만들면 그 이상도 가능한 잠재력이 있다”고 호평했다.
퓨처스리그에서 한 번 더 벽을 실감하고 있지만 마냥 즐거운 조성훈이다. 당장 1군에 대한 욕심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한다. 조성훈은 “프로에 오니 확실히 아마추어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고, 배우는 것도 많이 다르다. 퓨처스리그에 오니 또 실감하는 게 다르다.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다. 이제 정말 프로에 온 느낌”이라고 이야기했다.
기대감보다는 고비를 넘기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조성훈이다. 조성훈은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한 고비를 넘기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조성훈이 이 고비를 넘기며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지만 그래도 3~4㎏ 정도가 불었고 그에 비례해 구속도 오르고 있다. 조성훈은 “살이 찌니 공에 힘을 좀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것 같다. 변화구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급한 것은 없다. 오히려 실패에서 배운다. 조성훈은 “선배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을 느낀다. 일정하게 밸런스를 가져가야 제구도 좋아지는 데 아직 그런 점이 부족하다. 제구가 가장 중요한 것 같고, 길게 공을 던질 수 있는 체력도 길러야 한다”고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 와중에 얻는 기쁨도 만만치 않다. 조성훈은 “148㎞까지는 던져봤는데 150㎞라는 상징적인 숫자에 나 자신도 놀랐다”고 웃는다.
하나하나씩 과제를 풀어가면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성장을 느끼면서 더 탄력을 받는다. 유망주가 커 가는 이상적인 그림이다. 조성훈은 “기복이 없고 안정감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 구속도 더 늘리고 싶고, 공에 힘도 키우고 싶다”고 목표를 드러냈다. 조심스럽지만, 힘이 있는 목소리다.
SK는 조성훈의 1군 진입에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2군과 3군을 오가며 완성형 선발투수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기회는 열렸고, 꿈은 크며, 잠재력의 끝을 논하는 대화는 즐겁다. 조성훈이 예비 스타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채 출발을 알렸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