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자’의 스태프들이 제작사의 처우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미 신뢰가 잃었음을 전했다.
10일 오전, 드라마 ‘사자’의 촬영 중단과 임금 미지급 문제가 알려졌다. 드라마 ‘사자’는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여형사가 우연히 쌍둥이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 추리 드라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 감독과 배우 박해진의 재회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사자’는 TV조선 편성을 앞둔 상태에서 촬영 중단 소식을 전해 충격을 안겼다.
특히 ‘사자’ 제작사의 촬영장 처우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OSEN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인터뷰에 응한 ‘사자’의 각 팀 스태프들은 하나 같이 “지금 제작사가 다시 드라마를 맡는다면 돌아갈 의사가 없다. 과연 드라마 촬영 재개가 가능할지 의문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래는 ‘사자’ 현장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일문일답이다.
Q. ‘사자’의 촬영 중단은 언제부터 있었나.
A. 5월 10일부터 촬영 중단이 됐다. 제작사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었다. 일당 수당으로 받는 팀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인데 상황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그저 기다려야만 하니 매우 답답했다. 결국에는 다른 팀에서 연락을 받아 다른 현장 일을 하는 스태프들이 생겨났다. 특히 5월 10일부터 촬영을 중단한 것은 제작사 변경 문제 때문이었다. 인건비도 제대로 못 받고, 기본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작업을 했던 스태프들이 부지기수인데, 그런 부당한 처우를 제공했던 제작사가 다시금 드라마를 맡는다고 하니, 스태프들이 ‘우리가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밝힌 거다. 그들이 이미 그렇게 했는데 자기들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임금을 지불할 수 없다고 나올지 누가 아냐.
Q. 스태프들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A. 지난해 11월부터 포스터 촬영을 했다. 원래는 이 포스터 촬영도 인건비가 포함되어야 하는 건데 제작사에서 이를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촬영팀도 ‘이건 서비스 개념으로 하자’고 넘어갔다. 이후 12월에 촬영한다고 했는데 그것도 나가지 않았고, 1월에는 10일 정도, 2월에는 3~4일 정도 촬영했다. 3월에는 15일, 4월에도 15일 촬영을 했고, 5월에는 3일 나갔다. 일당을 받고 일하는 스태프들은 정말 생계에 큰 타격을 받았다. 그야말로 피눈물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사례로 일정 장소가 있으면 이를 임대료를 내고 촬영을 해야 하지 않나. 하지만 제작사에서는 ‘무료로 빌릴 수 있으면 하고 아니면 말라’는 식이었다. 이런 사례가 꽤 된다. 거기에 숙박 문제부터 음식 문제까지 결재를 받아야 하는 사항들이 너무나 많았다. 열악한 환경이라는 말이 맞았다. 마음 같아서는 16부작 드라마를 위해 이만큼 기다려준 것도 어디냐고 말하고 싶다.
Q. 장태유 감독이 임금 미지급 건을 사비로 일부 지급했다는 말이 있는데.
A. 일당 받는 스태프들은 촬영 일자에 맞춰서 돈을 지급받고, 월급제인 사람들은 월급을 받는다. 일당 수당의 스태프들은 그들 대로 일자가 적어서 힘들었고, 월급제인 사람들은 촬영을 며칠 안 했으니 한달 치 월급을 줄 수 없다는 제작사의 말에 두 달 동안 무임금으로 일을 했다. 그래서 스태프들이 ‘못 하겠다’고 말을 했고, 그 상황에서 장태유 감독이 사비로 먼저 선지급을 해줬다. 박해진씨 쪽에서도 스태프 월급 선지급에 돈을 보탰다. 4, 5월치가 그렇게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 월세를 낼 돈이 없는 스태프들도 있었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스태프들도 많아 모두가 생계에 지장을 받았다.
Q. 제작사에서는 감독 교체를 해서 다시금 촬영에 돌입할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는데.
A. 촬영 재개? 가능은 할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스태프들이 과연 다시 돌아갈까. 너무나 부당한 일들을 많이 당했다. 우리가 그렇게 부당한 처우를 받으면서까지 기다렸던 건 장태유 감독과의 오랜 신뢰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일한 스태프들도 이런 처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물론 그동안 많은 열악한 상황을 많이 경험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모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상황 정리가 완벽하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연 이게 쉽게 재개가 될까. 잘 모르겠다.
Q. 장태유 감독 상태는 어떤가.
A. 5월 10일 이후로는 보지 못했다. 충격도 많이 받고, 상태도 안 좋은 걸로 알고 있다.
한편, '사자' 제작사는 10일 오후 "일부 언론에 보도된 임금 미지급이 제작중단의 원인이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당사는 이미 주연배우 출연료, 임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출한 상태"라며 "일부 기사에서 스태프들이 이번 일로 단체로 사표를 내고 ‘사자’ 제작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내용 또한 당사에 전달된 바 없습니다. 장태유 감독과 그의 스태프를 제외한 연출부 전원은 오늘도 사무실로 출근하여 촬영준비에 매진하고 있으며 배우들도 같은 마음으로 촬영재개를 기다리고 있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제작사 측은 "박해진과 장태유 PD 측이 사비로 해결해준 것이 아니라 법인 계약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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