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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퇴근하는 선수" 오해 딛고 빛 보는 강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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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특타를 안 하겠다는 마음으로…". 

한화 내야수 강경학(26)은 지난 2015년 5월17일 대전 넥센전에서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낸 뒤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공교롭게도 그 이후 강경학은 '특타 단골손님'이 됐다. 재치 있는 대답을 하려고 한 것이었지만, 강경학의 한마디는 그로 하여금 '노력하지 않는 선수'로 오해하게 했다. 

지난해까지 거의 강제로 매일 특타를 했다. 원정경기 때는 호텔 숙소에서도 방에 불려가 특타를 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한화 관계자는 "강경학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훈련을 찾아 하는 스타일이었다. 강제 훈련을 하면서 밝은 모습을 잃었고, 점점 지쳐가는 표정에 안타까웠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프링캠프 도중 1군에서 2군으로 내려가는 충격을 입기도 했다. 강경학 스스로도 "많이 힘든 시기였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2군에서 칼을 갈았고, 지난달 초 뒤늦게 1군에 올라온 뒤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환상의 6월을 보낸 후 7월 짧은 부침을 딛고 반등했다. 

한화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강경학은 원래부터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 남들이 다 퇴근해도 남아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꼭 하고 집에 돌아갔다. 그라운드 입구 복도에서 거울을 보며 매일 스윙을 체크하기도 했다"며 "이제야 경학이가 예전 미소를 찾은 게  참 보기 좋다"고 흐뭇해했다. 

7월 들어 페이스가 주춤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10일 대전 넥센전에서 한현희를 상대로 비거리 125m 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7회에는 8구까지 풀카운트로 승부를 이어가며 볼넷을 골라냈다. 2루 수비에서도 순발력이 돋보였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전반기 수훈 선수 중 하나로 강경학의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 한용덕 감독은 "고참들 빠진 뒤에는 강경학이 말 그대로 삐까번쩍했다. 강경학이 몇 경기를 잡아준 게 크다. 난세의 영웅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경학은 이제 자신만의 야구를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통산 장타율이 .307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00으로 상승했다. 5년간 통산 홈런이 4개였지만 올해는 31경기 만에 벌써 4개를 쳤다. 고교 시절 중장거리형 타자답게 짧은 스윙을 버리고 과감하게, 날카로운 스윙을 구사한다. 

강경학은 "이전까지는 나만의 야구가 없었다. 밋밋했기 때문에 감독님의 눈에 들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급하게 플레이를 하다 보니 정확성이 떨어졌다"며 "어떻게든 내 야구를 만들고 싶었고, 지금까지 잘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발전해야겠지만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보완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강경학은 "요즘 특타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은 계속 되고 있다.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한 강경학의 노력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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