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종영 '미스함무라비', 뻔한 권선징악이 주는 아찔한 쾌감
OSEN 정지원 기자
발행 2018.07.17 07: 03

'미스함무라비' 고아라 김명수가 그토록 강조하던 '정의'는 실현됐다. 뻔한 권선징악임에도 그것이 시청자에게 주는 쾌감은 아찔했다. 
16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미스함무라비'에서는 박차오름(고아라 분), 임바른(김명수 분), 한세상(성동일 분)이 함께한 민사 44부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아내의 남편 살해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이 그려졌다. 박차오름은 NJ그룹의 힘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하며 어려운 국면을 맞았으나, 그녀는 한세상과 임바른의 믿음 속에서 서서히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나갔다. 

그 결과 아내는 불륜과 상습폭행을 일삼던 남편에게 군화발로 맞아 늑골이 부러지고 피를 흘리는 중상을 입으면서, 남편의 점퍼를 바느질하려고 놔둔 가위로 정당방위를 하다 남편을 살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배심원들은 아내의 편을 들어 피고인에게 무죄를 판결하며 정의를 구현했다. 
하지만 국민참여재판으로 살인범이 무죄를 받는 판례는 없었고, 한세상은 자신이 그 재판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세상은 정의를 지킨 뒤, 후배들을 믿고 맡긴다며 재판정을 떠났다. 
또 성희롱과 각종 악행을 일삼던 성공충(차순배 분)은 쉬쉬했던 악행들이 까발려지면서 법복을 벗었다. 홍은지는 법원게시판에 성공충(차순배 분)에 대해 고발하고 수석판사(안내상 분)에게 모든 사실을 알렸다. 다른 판사들 역시 홍은지에게 힘을 더하며 숨겨둔 소리를 냈다. 
결국 수석부장은 성공충을 찾아가 "홍은지 성차별 및 악행으로 인해 성부장 징계절차가 개시된다. 많은 이들이 당신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그동안 당신이 그렇게 말해왔듯이, 조직을 위해 책임을 져라"고 말한 뒤 차갑게 돌아섰다. 성공충은 "조직을 위해 희생한 내가 뭘 잘못했냐"고 울부짖었다. 
이렇듯 '미스함무라비'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현실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선사한 것은 물론, 철옹성 같은 현실에 맞아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무모한 행동이 가끔은 바위를 깨뜨릴 수 있다는 감동과 깨달음을 줬다. 
이와 관련, 김명수 역시 "박차오름, 임바른, 한세상 판사 같은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이 현실에서 벗어나 잠깐이라도 소소하고 잔잔한 힐링을 얻으셨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는 종영소감으로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에 대한 많은 이들의 바람을 대신 전했다. 
뻔한 권선징악과 정의구현이 시청자에게 주는 울림은 어느 때보다 컸다. 열린 결말이 득세하는 드라마 판도에 마지막까지 꽉 닫힌 해피엔딩을 보여주는 '미스 함무라비'는 그래서 더 큰 감동과 행복을 전했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JTBC '미스 함무라비'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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