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하고 눈물 흘리며 먹어라.”
지난 18일 방송된 tvN ‘식량일기’에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키운 닭을 먹어야 하는지, 먹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멤버들의 생각을 전환시켜줬다.
‘식량일기’ 멤버들은 이계인에게 닭들이 편안하게 자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횃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횃대를 만들어주고 닭들이 횃대에 올라가는 걸 보고 뿌듯해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이계인은 닭장으로 들어가서 닭들을 살펴봤고 “닭들이 상태가 좋다”며 오골계를 잡더니 “참 맛있는 닭이다. 너희들 잡아먹어라”라고 했고 멤버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또한 박영준 농부는 닭들을 보더니 “닭은 한 달 정도 후에 먹으면 되겠다”고 했다. 이에 이수근 “정 들고 하니까”라며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황교익이 멤버들을 찾았다. 고민하는 멤버들에게 황교익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얘기를 솔직하게 했다.
황교익은 “어떤 사람은 먹지 말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먹으라고 하는데 각자 갈등을 가지고 있지 않냐. 이 갈등의 근원이 먹을 것에 있다”며 “인간은 강한 애착을 가진 동물로 진화했다. 사람끼리만 애착을 가지는 게 아니라 동물이나 사물한테도 애착을 갖게 된다. 즉 감정을 갖게 된다. 애착의 본능이 강화되니까 저걸 먹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모순된 상황이 벌어진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마트에서 고기로 돼있는 상태에서 사면 괜찮다. 나한테 생명을 해치는 것을 다른 사람한테 미루는 거다”며 “어렸을 때 닭을 잡는 걸 봤다. 그때의 경험이 나한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내가 먹고 있는 이 닭이 내가 죽인 닭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닭을 먹을 때 깨끗이 다 먹는다. 한 생명을 앗아가면서 먹는 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먹는 닭이 내가 죽인 닭이라는 생각을 해야 그 음식에 대해 소홀하지 않다”며 “그래서 저 닭을 먹어야 되는 거다. 갈등하면서 눈물 흘리면서 먹어야 한다.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라고 인식하면서 먹어야 한다. 그렇다고 안 먹을 수는 없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에 서장훈은 “닭을 늘 먹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평소보다 닭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보아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는데 너무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키운 닭을 먹어야 하는 고민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보여준 황교익. 그의 말을 들은 멤버들에게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식량일기’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