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복습과 같은 것이죠."
경기가 모두 끝난 서울 잠실구장. 치열한 응원전을 펼쳤던 관중은 자리를 모두 비웠고, 조명탑의 불빛도 사라졌다. 치열한 경기를 마쳤던 선수들도 하나, 둘씩 퇴근 준비에 바쁜 시간. 박세혁, 이우성, 정진호, 조수행, 류지혁, 양종민 등은 두산 선수들은 잠실구장 그라운드 한 구석과 불펜에 방망이를 들고와 허공을 가르는 스윙을 하기 시작했다.
이날 양종민과 정진호는 한 조를 이뤄 투구 후 타이밍에 맞춰 공을 치는 동작을 반복했다. 실제로 날아가는 공은 없었지만, 이들 사이에는 수많은 피칭과 배팅을 반복됐다.

두산 관계자는 "딱히 훈련을 지시한 사람은 없다. 날씨가 더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만큼, 자체적으로 훈련을 하면서 감을 찾고 유지하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쉐도우 스윙은 단순히 배트를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타격폼을 점검하는 차원이 될 수도 있고, 일정한 상황을 놓고 대처 방법을 연구하기도 한다. 한 두산 코치는 "쉐도우 스윙은 일종의 복습 차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렇게 선수들이 자체적으로 훈련을 하는 것이 두산이라는 팀의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이가 많이 좁혀지는 비결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한 시간 가량 자체 훈련을 소화한 뒤 다시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치열하게 이뤄졌던 두산의 '복습 시간'도 끝이 나는 순간이었다. /bellstop@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