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류덕환 "여배우 울렁증 잊게 한 이엘리야, 행복했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7.21 10: 22

(Oh!커피 한 잔①에서 이어집니다.)
류덕환이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연기한 정보왕은 여자 맘을 귀신 같이 잘 아는 인물이다. 박차오름(고아라 분)이 힘들 때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찾아와 특별한 위로가 되어주곤 했다. 이는 곧 '미스 함무라비'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되기도. 그런데 생전 처음 속내를 읽을 수 없는 여자를 만났으니, 바로 44부 속기사 이도연(이엘리야 분)이다. 
처음엔 호기심이었겠지만, 조금씩 마음의 크기가 커져갔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사랑 앞에 정보왕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눈도 못 마주치는 '쑥맥'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 이도연 역시 정보왕에게 마음을 열고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 속내를 고백했다. 떨림과 설렘이 공존했던 첫 키스 후 정보왕은 판사로서도, 인간적으로도 성장해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이에 이엘리야는 인터뷰를 통해 류덕환과 멜로 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류덕환이어서' 행복했다는 것. 이를 거론하자 류덕환 역시 "좋은 파트너를 만나면 행복하다"며 이엘리야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제가 여배우 울렁증이 있는데, 이엘리야는 생각보다 소년같고 털털하고, 장난기도 많다. 현장에서 장난을 진짜 많이 친다. 흥도 많다. 하지만 안 웃긴다(웃음). 그런 친구라서 좋더라. 평소에는 그렇지만 연기를 할 때는 도연이로 집중을 잘 해주고, 저에게도 괜찮은지 계속 물어봐주고 확인도 받곤 했다. '고마웠다'라는 감사 인사, '미안하다'는 사과 인사도 주춤거리지 않고 바로 바로 얘기를 하는 편이었다."
또한 이엘리야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키스신 트라우마를 류덕환이 없애줬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류덕환은 "트라우마는 니가 만든다. 니가 나를 리드해야 하는데, 너는 여성들이 워너비로 삼는 사람일 수 있다.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내가 못하는 것을 이 사람들이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는 너무 멋있을 거고, 나는 그냥 따라가면 된다"고 이엘리야에게 조언을 해줬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연이라는 캐릭터는 정말 멋있다. 너무나 매력적이고 궁금할 것 같다"며 "분명 키스신이기 때문에 멋있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보왕이라면 전혀 그러지 않을 것 같다. 좋아서 다가가고 싶었지만 손은 어디다 둬야 할 지 모르겠는. 그래서 그 장면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라고 키스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학교에서 연극 공부를 할 때 여배우의 정의로 '아름답고 고결한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글을 읽었다는 류덕환은 "본인이 가진 아름다움을 쓸 수 있는 권리, 예쁜 것이 아니라 자기다운 것이다. 그리고 그 아름답다는 말을 '권리'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은데, 여자 배우는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있고 그래서 제게 어려운 존재다"라고 '여배우 울렁증'을 설명했다. 
"제가 '쌍지원' 엄지원, 예지원 누나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잘하는 사람이지만 더 잘하고 못하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변하지 않는다. 본인이 한 실수도 애교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 정말 멋진 배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친해져서 스스럼없이 지내지만, 여배우로서의 존중이 끝까지 남아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엘리야와 더불어 함께 드라마 속에서 호흡한 고아라는 어떨까. 그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신이 많지는 않았지만 가벼운 대화는 나눴다. 명수랑 있을 때 도와주는 정도? 그렇기 때문에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얘기하기 부족했던 것 같다"며 "연기를 잘해왔고 학교 후배기 때문에 예전부터 잘 아는 사이다. 그래서 참 반가웠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잘하는 친구라 좋았던 것 같다"라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parkjy@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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