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를 보면 몇몇 팀은 '천적 관계' 혹은 '먹이 사슬'이 뚜렷하다. 특정 팀끼리 우열 관계를 연결하면 하나의 고리도 가능하다.
현장의 사령탑들은 특정 팀과의 연승, 연패에 대해 "의도하지 않은 결과다. 선발 로테이션이나 상대 팀이 잘 안 풀릴 때 만나서 연승-연패가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하지만, 천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흥미롭다.
선두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LG와 연장 12회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연장 12회 오재원의 결승타로 5시간이 걸린 기난 긴 승부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올해 '잠실 라이벌' LG 상대로 6차례 대결해 6승 무패다. 더불어 지난해 9월부터 LG전 8연승. (두산은 롯데와 NC 상대로 9승 2패, 삼성 상대로 10승 4패로 영남 3팀을 만나 28승8패(승률 .778)를 기록 중이다)
LG는 두산에 당하고 넥센에 제대로 화풀이를 하고 있다. LG는 앞서 17~19일 고척돔에서 열린 후반기 첫 3연전에서 넥센에 스윕승을 거뒀다. 올해 '엘넥라시코'에서 최근 9연승을 포함해 10승 2패로 일방적이다.
넥센은 올해 삼성을 만나면 반갑다. 삼성에 8승3패로 가장 많은 승리를 따내고 있다. 넥센은 최근 삼성전 5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영웅'에 당한 아픔을 비슷한 상대인 '거인'에게 분풀이를 한다. 삼성은 '영남 라이벌' 롯데에 10승 2패다. 삼성은 예전부터 롯데에 강한 투수들이 넘치면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2년 전 NC에 1승15패로 수모를 당했던 롯데는 남은 삼성과의 4경기에서 만회를 벼르고 있다.
삼성에 당하고 있는 롯데는 10구단 '마법사' KT 앞에서는 제대로 '거인' 위용을 자랑한다. 8승2패1무다. 가장 승률이 높고, 승수도 많다. 지난해도 KT 상대로 11승5패로 가장 승률이 높았다.
KT도 기를 펴는 팀이 있다. 9구단 NC다. 올해는 NC가 최하위로 추락한 틈을 타 8승 3패로 제대로 복수하고 있다. 지난해 KT는 NC 상대로 4승 12패로 절대 약세였다. 올해 현재까지는 정반대 양상이다.
NC는 최하위이지만 상대 전적에서 유일하게 앞서는 팀은 있다. KIA에 6승 5패, 특히 전반기 마지막 KIA 3연전에서 스윕을 거두면서 5위 경쟁을 하는 KIA에 치명타를 입혔다.
KIA는 디펜딩 챔피언 면모가 사라졌지만 상위권 1~4위팀 중에서 SK에는 상대 전적이 앞선다. SK에 5승4패로 맞대결 성적이 우위다. (SK 외에 KIA가 상대 성적에서 앞서는 팀은 KT와 넥센, 둘 다 7승 5패다)
SK는 2위 경쟁을 하는 한화를 만나면 우위에 있다. 8승 4패. 2위 한화가 멀리 달아나지 못한 이유다. 2위 자리를 놓고 후반기 SK-한화의 4차례 맞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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