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에 출연 중인 뚝섬 경양식집이 백종원은 물론, 시청자들마저 뒷목 잡게 만들었다.
20일 방송되는 SBS '골목식당'에서는 백종원의 도움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뚝섬 골목식당들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졌다.
다만 경양식집은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백종원의 솔루션 마지막날까지도 경양식집은 바뀐 것이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백종원이 강조했던 이야기는 아무 것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백종원의 솔루션을 무시했다. 게다가 백종원에게 솔루션을 받은 것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시청자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백종원은 앞서 "마음에 드는 솔루션만 받겠다고 하면 장사 오래 못한다"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전했고, 경양식집 사장에게 필동 함박스테이크 집에서 레시피를 전수받으라는 미션을 줬다. 필동 함박스테이크 3인방은 뚝섬 경양식집 사장에게 아낌없이 레시피를 전수하며 경양식집 돕기에 나섰다.
그러나 백종원의 눈물 나는 노력에도 경양식집에서는 바뀔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깜짝 식객으로 등장한 김윤상 SBS 아나운서도 경양식집에 혹평을 내놓았다. 와인잔에 담긴 장국에 대해서는 "머그컵에 끓인 라면 같다"고 지적했고, "돈가스는 맛있지만 함박은 필동 맛과 다르다. 백대표님 솔루션 아니지 않냐"고 물어봤다. 이에 경양식집 사장은 "오히려 돈가스는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지 않았다. 함박스테이크는 똑같이 사용할 수 없어서 레시피를 변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양식집 사장은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유일하게 칭찬을 받은 돈가스는 '고기를 두두들겨서 펴야 한다'는 백종원의 특급 솔루션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경양식집은 백종원의 솔루션마저도 자신의 노하우인 것처럼 말했다. 게다가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 필동 함박스테이크의 솔루션도 깨끗하게 무시했다. "배운대로 열심히 해서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각오와는 정반대의 행보였다.

백종원은 결국 경양식집을 찾아가 "필동 레시피대로 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경양식집 사장은 "그 분들이 열심히 만든 레시피를 그대로 쓸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경양식집 사장의 변명에 분노한 백종원은 "그럼 배우질 말았어야지, 말장난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종원은 "레시피를 변형한 이유를 진짜 솔직하게 말해보라. 마지막 촬영이지 않냐"고 말했고, 그제서야 경양식집 사장은 "저는 소고기의 식감을 좀 살리고 싶었다. 식감은 제 쪽이 좋았다. 맛도 개인적으로 먹었을 때 제 느낌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결국 백종원의 한달 간의 솔루션도 도로아미타불이었다.
백종원은 "소수의 취향이 맛집이 되는 이유는 그 집이 오랫동안 버티면서 그걸로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방송에 나가서 유명세 때문에 손님들이 오는 걸 착각하면 안 된다. 내 음식이 맞나보다 착각하면 내가 뭐가 잘못된지 모르고 가게는 원상태로 간다. 이왕이면 '골목식당' 나와서 오래도록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자신의 진심을 전했지만, 경양식집 사장은 "아마추어고 프로가 아니다. 하나를 바꾸는데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신중하게 되고 실행력이 떨어진다"고 자신을 방어했다.
한달 간의 솔루션에도 변한 것이 없었던 경양식집. 백종원은 "사장님의 선택만 남았다"고 모든 솔루션을 마쳤고, 경양식집 사장은 "그릇은 신속하게 바꾸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재 뚝섬 경양식집을 다녀간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 그릇조차도 바뀌지 않았다. 백종원이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털어낸 솔루션조차도 아무 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시청자들이 '골목식당'과 백종원의 이름을 홍보에 이용하려고 했다고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양식집을 위해 백종원은 '극한 직업'을 이어가야만 했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라 시간이 걸린다'라고 솔루션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러기엔 경양식집은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음식을 파는 장사꾼이다.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mari@osen.co.kr
[사진] SBS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