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논란에 휩싸인 배우 김정현이 연기 호평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김정현은 20일 서울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진행된 MBC 새 수목드라마 '시간' 제작발표회 현장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해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김정현은 '시간'에서 가진 것은 많지만, 정작 공허한 가슴을 가지고 살다 시한부 판정까지 받는 비극적인 남자 주인공 천수호를 연기한다. 천수호는 대한민국 재계서열 TOP5에 드는 W그룹 총수의 아들이자, 그룹의 상무이사.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잡을 곳이 없는 남자지만, 사실 불행한 가정환경으로 방황하다 설상가상으로 시한부 판정까지 받게 되는 인물이다.

앞서 '학교 2017', '으라차차 와이키키' 등으로 밝고 건강한 청춘의 모습을 훌륭히 소화해냈던 김정현은 '시간'으로 파격 변신에 도전한다. 그런데 역할에 너무 빠져버린 탓인지, 김정현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정현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웃지 않았고, 포토타임에서도 상대 배우인 서현과 일부러 거리감을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환한 미소를 보이기 때문에, 김정현의 무표정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김정현은 질의응답 시간에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촬영을 할 때나 안 할 때나 제 모든 삶을 천수호처럼 살려고 노력 중이다. 어떤 순간이든 잠자는 순간이든 이동할 때에도 김정현이란 인물이 나와서 선택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고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밝혔다.
김정현은 "평소에도 인물에 많이 붙어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시간'에 생명과 에너지를 전부 불어넣어서 살고 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나 그런 것보다 인물에서 주는 붙은 감정 때문에 제 삶이 많이 인물 쪽으로 기운 상태다"라며 "그렇지만 이걸 잘 극복하고 해내야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전력투구 중이다"고 말했다. 김정현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히는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했다.

소속사 오앤엔터테인먼트 측은 김정현이 캐릭터에 대한 몰입과 작품에 대한 책임감으로 의도치 않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OSEN에 "하루하루 죽음이 다가오는 극중 시한부 역할에 고민하고 몰입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컨디션 조절이 힘들어서 의도치 않게 실수를 했다. 오늘 일에 대해 본인도 많이 당황스러워하고 다른 배우 분들을 비롯해 관련된 분들 모두에게 죄송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를 홍보하기 위한 자리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태도 논란에 휘말린 것은 분명히 김정현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러나 김정현에게 쏠리는 비난은 이제 막 도약하려는 라이징 배우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역할과 작품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한 김정현에게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따끔한 비판과 더 잘하라는 격려가 더 약이 될 것이다.
이제 김정현은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완벽한 연기로 돌려야 할 때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연기 열정으로 빚어진 논란인만큼, 논란을 풀 수 있는 방법도 좋은 연기 뿐이다. 과연 김정현이 태도 논란을 연기 호평으로 바꾸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김정현의 분발에 관심이 쏠린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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