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측이 은수미 성남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폭 유착 의혹을 파헤친 가운데 은수미 시장과 이재명 도지사는 5월에 밝혔던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앞서 은수미 시장은 "법적 대응"까지 시사한 바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파타야 살인사건 용의자 김형진이 속한 성남 국제마피아와 유력 정치인들의 유착설에 대해 파헤쳤다. 시작은 파타야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김형진을 쫓기 시작하면서다. 2015년 살해된 25살 故 임동준 살해범으로 김형진과 윤씨가 거론됐다.
김형진은 윤씨가 고인을 폭행해 살해했다고 주장한 반면, 자수한 윤씨는 운전만 했고 때린 건 김형진이었다고 했다. 윤씨를 살인범으로 지목한 김형진은 대사관에 전화한 당일 베트남으로 떠났고 윤씨는 태국 감옥에 수감 중이다. 이에 지난 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김형진을 공개 수배한 바 있다.

방송 후 많은 제보들이 있었고 지난 3월 11일 국제범죄수사대 팀장이 첩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4월 5일 베트남 경찰과 인터폴 등과 공조 수사로 그를 체포했다. 하지만 경찰청 외사과 인터폴 전재홍 계장은 "우리가 살해, 사체유기, 도박 개장 등으로 송치했는데 검찰에서는 살인, 사체유기는 기소 중지했다. 윤씨가 15년인데 사실상 안하겠다는 것과 다를게 없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 결과 김형진은 베트남에서 건물을 인수해 직접 식당까지 운영하고 살았으며, 호텔 카지노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사채업까지 했다고. 또한 그의 지인은 "한국에서 죄가 있어서 넘어왔는데 그거를 뒤에서 봐줘서 검찰이 조율 중이라고 했다. 형진이 위치를 파악하고 있었던거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대외적으로 카지노에서 일하겠냐"고 말했다. 제보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 역시 김형진의 숨은 조력자, 조직이었다.

김형진은 경기도 성남 최대 조직폭력집단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중국 브랜드 샤오X의 국내 총판을 맡은 코마트레이드사의 이모 대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코마트레이드의 이 대표가 불법 도박사이트와 관련이 있고, 검거된 이들을 지원하고 경찰에게 뇌물까지 줬다는 것. 김형진 역시 이 대표에게 지원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코마트레이드 측은 "이 건과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구속됐다.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 및 외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으며 뇌물 공여 혐의 등도 함께 받고 있다. 이 대표와 함께 구속된 사람 중에는 뇌물을 받은 성남수성경찰서 현직 팀장도 포함돼 있었다.
그 가운데 지난 4월 말 국제 마피아파를 둘러싼 또다른 의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어나왔다. 이들의 관계도에 정치인, 바로 은수미 시장이 등장한 것. 2016년부터 2017년까지 1년간 은수미 전 의원의 운전을 해줬다는 최씨는 코마트레이드에서 월급을 지급받았다고. 코마트레이드 본부장 B씨는 "이 대표가 은수미 의원을 좋아했다. 노동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노동 쪽을 하다 보니까 이대표가 나한테 운전해줄 만한 사람을 찾아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B씨는 이 대표가 은수미 시장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은수미 시장은 의혹 제기에 대해 "정치적 음해와 모략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 특히 음모와 모략의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 끝까지 찾아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의혹들에 대해서는 여러차례 해명했고 현재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성실히 임하겠다. 결과가 밝혀질거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자 현 경기도지사도 같은 의혹에 휩싸였다. 그가 자신의 SNS에 코마트레이드에 대해 언급한 바 있고, 구단주로 있는 성남FC와 코마트레이드가 후원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 코마트레이드는 2016년 성남시 선정 중소기업인 대상 장려상도 수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수상자 선정 기준에 이상한 점이 있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코마트레이드가 2015년 8월에 설립이 됐기 때문에 추천 서류 빈칸도 채울 수 없는 회사라는 것. 또한 코마트레이드의 2017년 감사보고서에 재무제표가 제시되지 않았고, 감사 의견 거절이 있다며 "회계사들이 낼 수 있는 최악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재명 도지사는 의혹 제기 당시 "상식적 판단 수준이 동네 조폭만도 못한 것"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대변인 역시 "근거 없는거라고 해명했다. 당선인께서는 답변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캠프에서 나간 입장을 확인하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캠프 성명서에는 이대표가 주먹 출신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고 적혀있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성명서의 내용에도 의문을 품었다. 2007년 성남에서 일어난 국제 마피아파 단속 당시 이대표를 포함해 61명이 검거된 바 있는데, 이 때 이들의 변호인 명단에 이재명이 적혀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이재명 도지사는 "조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이 와서 선량한 시민인데 억울하게 잡혀있으니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이 사건을 수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난 억울하다"고 밝힌 그는 "이 사람들을 변론한 것도 그들이 억울하다고 했다. 조폭 구성원이 아닌데 조폭으로 구속되면 얼마나 억울하겠냐. 내가 생각하는 억울함 없는 사회를 위해 이들을 내칠 수 없었다. 그때 함께 재판 받았던 조직폭력배들이 뒤에 나타나 신분 세탁용 회사를 만들어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지역사회에게 기부하거나 했던걸 알았다면 결코 사진을 찍는다든지 근처에 오지 못하게 했을거다. 그걸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지난 21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전 자신의 SNS에 "거대기득권 '그들'의 이재명죽이기가 종북 패륜 불륜몰이에 이어 조폭몰이로 치닫습니다. ‘그들’을 옹위하던 가짜보수가 괴멸하자 직접 나선 모양새인데 더 잔인하고 더 집요하고 더 극렬합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범죄집단이 모습을 숨긴 채 정치권에 접근하고, 구성원이 지지자라며 접근하거나 봉사단체 사회공헌기업으로 포장해 공익활동을 하면, 정치인이 이를 막는 것은 고사하고 구별조차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 점을 악용해 수많은 정치인 중 이재명을 골라 이재명과 관련된 수십 년간의 수 만 가지 조각들 중에 몇 개를 짜깁기해 조폭정치인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알고싶다’가 오늘 밤 방영됩니다. 야당의원까지 포함된 심사위원회가 결정한 보조금이나 우수기업 선정이 불법이라 단정하고, 인권변호사가 폭력사건을 왜 맡느냐, 선거벽보에 왜 인권변호사라 자칭했느냐 등 모욕적이고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취재였지만 성실히 소명했습니다. ‘그알’이 진실을 보여줄지. ‘그들’에 보조 맞춰 왜곡 짜집기로 ‘이재명 조폭몰이’에 동참하는지 함께 지켜보겠습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꼼짝없이 조폭으로 몰릴 것 같지만 국민의 집단지서오가 실체적 진실을 믿습니다. 동지 여러분의 도움이 다시 절실해 지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함께 싸워 주시길”이라고 호소했다. /parkjy@osen.co.kr
[사진]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