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은 후반기 넥센에 3연승을 거둔 후 선두 두산과의 대결을 앞두고 "1위 팀과 많은 경기가 남아 있는 것은 부담된다"고 말했다. 전반기 LG는 두산과 단 5경기만 치렀다. 9개 팀 중 가장 적었다.
LG는 지난 주말 두산과 3연전에서 참담하게 스윕패를 당했다. 3경기 모두 5~6회까지는 앞서나갔지만, 3경기 모두 경기 막판 두산의 무서운 뒷심에 연거푸 역전당했다. 올 시즌 맞대결 8경기를 모두 졌고, 지난해부터 두산전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넥센 상대로 3연전 스윕에 성공할 때 보이지 않았던 LG의 약점이 최강 전력 두산을 만나서는 도드라졌다. 불펜의 붕괴, 수비 실책, 세밀한 플레이의 부족함을 드러냈다.

불안불안한 불펜이 세 경기 연속 무너졌다. 3경기에서 불펜진은 11이닝 20실점(19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5.55를 기록했다. 1차전에선 선발 소사가 QS를 하고 내려간 뒤, 7회 고우석이 김재환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후 불펜이 연장 11회까지는 추가 실점없이 막아냈으나, 연장 12회 신정락이 결승점을 허용했다.
2차전에선 불펜의 도미노 붕괴로 대참사를 당했다. 8-1로 앞서다 7회에만 8실점, 10-17로 대역전패했다. 7회 진해수, 신정락은 연이어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뒤이어 나온 김지용, 이동현, 여건욱까지 모두 실점했다.
22일 마지막 경기에서도 7회 1-2로 역전된 후 8회 등판한 고우석은 4점을 허용했다. 추가 실점을 막고 동점을 노렸던 LG의 계획은 무산됐다.
수비 실수로 인해 패배의 결정적인 실점이 나왔다. 1차전 연장 12회 3루수 가르시아는 두 차례 번트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결승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대역전패를 당한 21일 경기에서는 LG는 4개의 실책이 나왔다.
22일 1-0으로 앞선 7회 어설픈 수비가 연달아 나왔다. 포수 유강남은 블로킹을 제대로 하지 못해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출루시켰고, 1사 1루에서 땅볼 타구를 잡은 양석환이 2루로 던진 것이 악송구 실책이 됐다. 2사 2,3루에서 박건우의 역전 3루타는 잘 맞았으나, 중견수 이형종이 잡을 수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승부처에서 LG 선수들은 압박감을 느끼는 듯 했고, 반대로 두산 선수들은 집중력이 놀라웠다. LG는 두산과 아직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당장 일주일 후 31일 두산과 다시 만난다. 이번 주 삼성-KT 상대로 3연패 후유증을 떨치고 전력을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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