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구구단 멤버 세정이 다양한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 소통을 시도했다. 착한 심성과 따뜻한 눈빛은 ‘국민픽’이라는 수식어를 입증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23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안녕하세요’에서는 별난 토끼 사랑에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큰딸, 29년째 냉대하는 야박한 남편이 불만인 아내, 게임에 중독된 동생이 걱정되는 언니 등이 출연했다.
게스트로 출연한 세정은 세 명의 고민남녀가 들려주는 사연에 집중하며,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토끼 사랑이 유별난 첫째 딸이 고민인 엄마를 위해 직접 큰딸을 설득했다. 세정은 “제 친척동생이 토끼를 키웠기 때문에 저도 토끼의 습성에 대해 알고 있다”며 “집 안에서 키우지 않고 베란다에서 12년간 잘 키웠다”고 말했다.
큰딸이 베란다에서 키우던 토끼를 집 안으로 들이면서, 토끼털과 토끼똥이 집안의 청결 상태를 위협했다. 자녀 셋에 워킹맘인 엄마는 “큰딸은 하나도 안 치우고 예뻐하기만 한다”며 “일하고 오면 힘든데 집 안에 토끼털이 한 가득이다. 빨래를 해도 옷에 토끼털이 가득 붙어 있다. 에어컨과 드라이기 선까지 갉아놔서 쓰지 못하고 있다. 딸이 잡았다가 감전도 됐었다”라고 걱정을 드러냈다.
고민녀가 가져온 집안 사진을 보니 방에 토끼 똥이 가득한 것은 물론이고 토끼가 갉아놓은 전선은 위험하게 노출돼 있었다. 큰딸은 가족 같은 토끼를 집안에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MC들의 설득과 토끼의 생태조건을 파악한 뒤 “밖에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무심한 남편 때문에 고민인 결혼 29년차 아내에게 세정은 묵묵하게 얘기를 들어주는 방법을 택했다. 결혼생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었던 세정이 고민녀의 말에 집중하고 공감을 표현하는 게 치유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날 고민녀의 딸과 아들은 “아버지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졸업식에 오신 적이 없었다”며 “부모님이 손을 잡는 모습도 평생 본 적도 없다”고 말하자, 세정은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 부부가 한층 가까워질 수 있게 응원하며 행복을 기원했다. 이 부부는 “제가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더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정은 또 게임 중독 증상을 보이는 데다 빈번하게 비속어를 사용하는 11세 초등학생에게 “게임에 집착할 순 있지만 욕을 하는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조언했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아줄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세정의 마음이 고민남녀는 물론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통했다. 여러 명의 뛰어난 연습생들 사이에서 실력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훌륭한 인성으로도 주목을 받았던 바.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변하지 않고 처음의 자세를 유지하는 세정에게 예능 프로그램의 섭외가 밀물처럼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purplish@osen.co.kr
[사진]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