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이들마저 두근거리게 만드는, 여전히 뜨거운 결혼 17년차 부부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는 '연기에 미친' 35년 차 배우 손병호와 '춤에 미친' 그의 아내 무용가 최지연 부부의 결혼 생활이 첫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무명 연극배우와 명문대 무용과 출신 무용수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평창동 주택라이프는 보는 이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은 25년 전 무대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 27세였던 최지연은 이대 무용과 출신 재원이었고, 손병호는 연봉이 100만 원도 안 되는 연극배우였다. 하지만 서로에게 이끌린 두 사람은 8년의 긴 열애 끝에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이대 무용과 출신의 단아한 외모, 자동차까지 있던 최지연의 마음을 사로잡은 손병호는 "가난한 연극배우가 한마디로 잘 물었다"라며 특유의 호탕함을 드러내며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날 서울 평창동 주택에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두 사람이지만 처음부터 풍족했던 것은 아니었다. 16여년 전 반지하 월세방에서 시작했던 것. 15평 남짓한 월세로 시작한 두 사람. 최지연은 "초인종을 누르면 몇 발자국 걸어가 문을 열어 줄 수 있는 집에 살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러자 손병호는 "지금은 뭐 수백 자국 걸어야 돼"라고 자랑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자가가 아닌 전세. 손병호는 "내가 안동 출신이라 평창동 집을 보자 마자 '내 가족 위해 저질러 보자'고 생각했다"며 "2년마다 옮기는 철새 신세라 방송마다 집 구조가 다르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2층에서 잠을 자던 손병호는 1층에서 최지연의 전화를 받고 기상할 정도로 집은 넓은 평수를 자랑했다. 손병호는 일어나자마자 반려견을 찾을 정도로 반려견 사랑이 대단했다. 이에 최지연은 "가끔씩은 아니지만 꽤 많이 저를 잊는다"며 손병호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어 "두 딸에 강아지까지 뽀뽀하고 저한테는 안 해주고 갈 때가 있다. 줄을 서있는데도 불구하고 선택받지 못 하면 '왜 난 안 해줘'라고 구걸해서 뽀뽀를 받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지연의 남편에 대한 애정은 대단했다. 정원 손질을 하는 손병호를 보며 "사내야, 사내"라고 감탄하는가 하면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제가 예전에 이 사람 손등에 혈관을 좋아했다. 너무 멋지고 힘이 좋다. 사내다움을 느꼈다. 같이 걸어가다 멈춰서 날 바라볼 때. 순간 내 몸이 얼음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지켜보던 MC 김구라는 "아내분이 아직도 너무 좋아하시네"라고 말할 정도였다.
손병호는 "당신 늦게 결혼해서 반지하에 살았는데, 그때 당신 친구들은 좋은 아파트에 살았을 것 아니냐. 비교되거나 속상하지는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최지연은 "난 포기했다. 나한테는 그런 걸 안 주나보다. 그냥 춤추라고만 하나보다 하면서 포기했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최지연은 남편과 함께였기에 가난이 힘들지 않았다고. 그는 "이런 말하면 안 믿어질 수도 있는데 힘들지 않았다. 그냥 이 사람과 있는 게 좋았다. 아무것도 없고 초라하지만, 이 사람과 나. 그게 행복했다"라고 털어놔 감동을 안겼다.
이런 아내의 남편에 대한 무한 애정은 손병호에게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아내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더 풍요롭게 해줘야 했는데. 하지만 그걸 행복해하니까 저도 행복하다"라며 미소지었다.
두 사람은 이렇듯 한창 열애 중인 것처럼 '평창동 사랑꾼'으로 흐뭇함을 안겼다. 최지연은 손병호의 말 하나, 행동 하나하나에 큰 리액션을 보였고 손병호 역시 아내 앞에서 춤을 추며 넘치는 애정을 자랑했다. 반지하 월셋집에서 평창동 저택에 입성하기까지. 인생 역전은 이런 두 사람의 애정과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다. 무반주 커플 댄스를 추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다시금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했다. /nyc@osen.co.kr [사진] SBS '동상이몽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