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세월호 발언 죄송”..‘전참시’→‘호러블리’까지, 방송가 왜 이러나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7.24 12: 40

‘전지적 참견 시점’의 세월호 사태가 겨우 진정된 지 한 달도 안 돼 또 다시 세월호 유족을 힘들게 하는 사건이 방송가에 일어났다. 이번엔 KBS 2TV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의 현장에서 일어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윤리적 감수성이 실종된 방송가, 대체 왜 그럴까.
24일 오전,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의 강민경 PD가 촬영 현장에서 세월호 발언을 해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공개 사과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날 ‘러블리 호러블리’ 배경수 CP는 OSEN에 “최근 인터뷰 내용을 찍는 과정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것을 두고 PD가 ‘이건 세월호 인터뷰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러블리 호러블리’ 연출을 맡은 강민경 PD는 약 일주일 전, 촬영 현장에서 한 여배우에게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고 있냐’는 발언을 했다는 것. 배 CP는 “스태프들이 세월호까지 들먹이는 건 문제가 있다고 판단, 정보 공유 사이트에 글을 올려 우리도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 CP에 따르면, 이후 강 PD는 공개 사과를 했으며 현재 자숙 중이라고. PD 교체 등의 향후 대책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PD의 공개 사과, 그리고 자숙이 이어진다고 하지만, 촬영 현장에서 세월호 유족에게 또 다시 상처가 되는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기기 충분하다. 세월호 참사 유족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이런 발언 자체가 다시금 상처를 안기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이 사건을 접하고 크게 분노하고 있다. 
특히 어묵 먹방에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을 편집해 방송해 국민에게 충격을 안긴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사태가 벌어진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라 더욱 놀랍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제작진 교체, 예능국과 MBC 방송사, MBC 사장의 연이은 사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중징계 등을 거쳐 겨우 방송을 재개한 상황. 그동안의 진통을 지켜봤던 방송 관계자라면 더욱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데도, 또 다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경악스러울 따름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의 중징계를 결정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은 “국민적 비극에 대한 윤리적 감수성이 부재한다고 본다”며 개탄한 바 있다. 이 ‘윤리적 감수성 부재’는 시대와 호흡하지 못하고 그저 성과에만 급급한 방송가의 분위기가 만들어낸 폐해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예능뿐 아니라 드라마 현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서 방송가의 윤리적 감수성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이번 세월호 발언 사태는 그저 한 드라마의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방송가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한다. 방송사들이 방송 관계자들을 향한 윤리 교육을 필수로 두고, 가이드라인을 신설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분명해졌다. 과연 ‘러블리 호러블리’가 어떤 후속 대처를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또한 이번 사태가 방송가가 방송 윤리를 바로 세울 자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 yjh0304@osen.co.kr
[사진] KBS,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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