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이 '인형의 집'의 충격적이었던 결말을 언급했다.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최근 종영한 KBS2 '인형의 집' 주연 한상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한상진은 "지난해 tvN '써클:이어진 두 세계'에서도 죽었고, 이번에도 죽었다. 그래서 죽어야 사는 남자인 것 같다.(웃음) 근데 죽고 나면, 약간 우울증에 빠지는 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상진은 '인형의 집'에서 최연소 사시를 패스한, '개천에서 난 용' 장명환을 연기했다. 뼛속까지 권력형 인간으로, 이기기 위해서라면 비열한 방법도 서슴없이 쓸 수 있는 뒤틀린 승부 근성의 소유자다. 위너스 그룹 법무팀에 들어가 초고속 승진으로 은경혜와 결혼에 골인하지만, 자신을 사장자리에 앉힌 은회장의 속내를 알아채고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이다.
일일드라마 '인형의 집'은 지난 20일, 103부 작을 끝으로 종영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장명환이 이혼한 전 아내 은경혜(왕빛나 분)와 홍세연(박하나 분)을 납치해 총으로 저격하려 했지만, 금영숙(최명길 분)이 이를 막아섰다. 이에 분노한 장명환은 금영숙을 향해 총을 쐈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지막 회에서 충격적인 내용이 펼쳐졌고, 해당 방송은 13.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상진은 "배우들이 농담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너무 긴장 되더라. 예민한 장면이었다. 우리한테 환경 자체도 열악해서 정말 잘 해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엄청 고생하셨다. 아침에 해가 뜨자마자 리허설을 시작해 12시간 동안 하루 종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에 내가 총을 맞는 장면도 낮에 찍었다. 그날 비까지 내렸는데, 완전 초비상이었다. 후배지만 왕빛나, 박하나를 칭찬하는 이유가 연기의 맥을 알더라. 버려야할 것도, 챙겨야할 것고 정확히 알았다. 최명길 선배님도 총을 맞는 장면에서 빨리 정리를 해주셨고, PD님도 배우들의 의견을 존중해주셨다. 만약 드라마 초반이었다면 호흡이 어긋났을텐데, 마지막이라서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빨리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드라마에서 총기가 등장하는 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는 말에 한상진은 "최근 '범죄도시' 감독님을 만났는데, 외국인들이 왜 경찰이 총을 안 쓰고, 주먹만 쓰냐고 묻는다고 했다. 근데 한국에서 총은 안 되니까.(웃음) 우리끼리 당위성을 준 게 사냥총이다.(웃음) 밀렵하는 사람한테 돈을 주고 구했다는 얘기를 나눴는데, 그 과정을 다 보여주면 길어지니까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총기 신은 딜레마였고, '이게 말이 돼?'라는 얘기를 했다. 총을 쏠 때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상진은 "마지막에 장명환이 총을 자신의 목에 갖다 대는데, 본인이 정리하고 끝내는 게 맞다고 느꼈다. 그러면 시청자들도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은 PD님한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hsjssu@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