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시윤 이유영 주연의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법정물들과의 차별점을 가지고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진행된 SBS 새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간담회에는 부성철 PD, 윤시윤, 이유영, 박병은, 나라(헬로비너스), 성동일, 황석정, 허성태가 참석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실전 법률'을 바탕으로 법에 없는 통쾌한 판결을 시작하는 불량 판사 성장기를 담는 드라마로, 영화 '7급 공무원' '해적', 드라마 '추노', '더 패키지' 등을 집필한 천성일 작가와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가면' 등을 연출한 부성철 PD가 의기투합했다.
윤시윤은 1등 판사 한수호와 전과 5범 밑바닥 인생을 살다가 불량 판사가 되는 한강호를 연기한다. 데뷔 후 첫 1인 2역에 도전하게 된 윤시윤은 "대본이 워낙 재미있었다. 두 인물 간의 가족애, 정의에 대한 마음 등 울림이 있었다. 이 울림을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선택했다. 재미있을 것 같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윤시윤은 "의학물과 법정물은 배우에게는 연기력을 시험받을 수 있는 무대인 것 같다. 연기력이 안 되면 신뢰가 떨어진다. 대단히 연기력이 좋은 분들이 도전할 수밖에 없는 장르다"라며 "제게 동경이자 아직은 닿을 수 없는 목표이자 꿈이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특이했다. 법정에 안 어울리는 인물이 미꾸라지처럼 헤집고 다닌다. 그렇다면 해낼 수 있겠다, 공감을 드릴 수 있겠다 싶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본을 읽고 바로 결정했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고백했다.
사법연수생 송소은 역을 맡아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이유영은 "PD님께서 이전 드라마를 좋게 봐주셨다. 제게 전화를 주셨는데 '정의에 맞서 싸우는 때가 있었다'며 '조금이라도 마음에 울림이 있다면 같이 하자'는 얘기를 하셨다. 대본을 받고 큰 울림을 받았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잘할 수 있을까 했는데 PD님과 대본 믿고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드라마계는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이 등장하는 법정물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부성철 PD는 "3년 전 기획했다. '판관 포청천'이 모델이었다. 작년부터 대본을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법정물이 너무 많아졌다.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는 작은 정의를 얘기한다. 작가님은 세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리고 이런 캐릭터를 인정하는 여자 캐릭터로 멜로를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기획이 됐다"며 "정의가 거대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아껴주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강호를 통해서 정의를 체험하고, 소은이에게 감정 이입해서 정의를 고민했으면 했다. 세상이 조금 더 정의로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정의에 대해 얘기하는 드라마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시윤은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 시원하게 평가하고 분노하는 것을 보여드렸을 때 카타르시스가 있고 그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판결을 하는 법정신에서는 에너지 넘치게 연기하려 한다"며 "법정물, 판사물이라는 것에서 스스로 멋있어지고 무게를 잡으려 하고 메시지를 주려고 할 때, 여느 법정물과 다를 게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작은 사람을 연기할 때 카타르시스가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연기 방향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은 장르를 떠나서 재미있는 것을 보신다. 법정물에 대한 걱정보다는 즐거움을 드리지 못한다면 그걸 먼저 반성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작 JTBC '미스 함무라비'에서 한세상 판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성동일은 "본질은 법을 다루는 이야기인데 틀은 다르다. '함무라비'는 나 아닌 우리를 법으로 다루는 이야기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나에 대한 이야기, 나의 관점에서 보는 법 이야기다. 그 차이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시윤은 기자간담회에서 법을 잘 모르는 한강호의 눈높이에 맞춰서 법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자 타 법정물과의 차별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출연 배우들은 대본을 읽었을 때 재미 뿐만 아니라 가슴 속 큰 울림을 얻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부성철 PD는 SBS 전작 드라마인 '훈남정음'의 저조했던 시청률에 대해 "처참했다"고 말하면서 "시청자들을 위해 한 신도 재미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의지를 다졌다.
'작은 정의', '내가 바라보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친애하는 판사님께'가 시청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법정물로 인정받고, 지상파 수목극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25일(오늘)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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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