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김정현이 서현과 악연으로 얽힌 가운데, 동생의 죽음 앞에서 오열하는 모습을 목격한 후로 그녀의 곁을 멤돌고 있다. 과연 연민일까, 관심일까.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생겼다"는 독백과 함께 김정현이 본격적으로 서현을 구하게 됐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시간'(극본 최호철, 연출 장준호)에서는 W그룹 상무이사인 천수호(김정현 분)는 설지현(서현 분)과 또 한 번 악연으로 엮였다. W호텔 스위트룸 수영장에서 죽어 있는 설지은(윤지원 분)의 시체를 발견하면서다.
지은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건 수호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밤 기억이 전혀 없었기 때문. 수호의 약혼자인 은채아(황승언 분)가 룸을 들렸긴 했지만, 이를 알고 있는 건 신민석(김준한 분)뿐. 민석은 채아에게 "사건이 터지고 CCTV부터 확인했다. 은채아 씨가 상기된 표정으로 호텔에서 나오는 게 찍혔다. CCTV 파일 원본은 지웠다. 이게 유일한 복사본이다"라며 USB를 건넸다.


채아는 "수호는 자고 있고 여자는 돈을 못 받았다면서 주제 넘게 우리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길래 너무 화가 나서 들고 있던 핸드백으로 머리를 몇 대 때렸다"고 털어놨다. 이에 민석은 "내가 원하는 거는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거다. 전쟁이 나면 누군가 죽으니까"라며 자리를 떠났다. 이후 민석은 지현이 의심하지 않도록 알리바이를 모두 위장했다. 정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게 그의 변명이었다.
반면 지현이 어려울 때 돕기 시작한 것은 수호였다. 인생을 비관한 여자가 혼자 술 마시고 수영장에 들어가 자살한 것으로 결론났고 수사는 종료되어버렸지만, 지은의 유가족이 지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수호는 "또 이 여자냐"며 악연에 괴로워했다.

수호는 '보지 말아야 할 걸 보고 말았다. 아니 봐야만 할 걸 결국 보았다. 나도 곧 여기로 오겠지. 그때까지 난 시간이 없다', '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생겼다' 등의 독백을 통해 앞으로 지현과 계속해서 얽힐 것이 암시됐다.
지금까지 수호의 캐릭터는 안하무인 재벌 2세로 묘사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현의 장례식장 비용을 해결해주는 모습이 간접적으로 묘사됐고, 차도에 뛰어든 지현을 구하고 빗속에서 안아들고 나오는 모습도 그려졌다. 6개월 시한부임을 스스로 비관하고 있던 가운데, 지현을 만나면서 수호의 캐릭터가 바뀔 것이 암시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시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