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해서 좋네” 고척돔만 오면 폭발하는 원정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07.28 06: 10

“넥센은 좋겠네요. 매일 시원한 곳에서 야구하고...”
요즘 고척돔을 방문하는 팀들마다 호소하는 부러움이다. 이런 얄미운 감정이 전투력까지 끌어 올렸는지 고척돔을 방문하는 팀들이 첫 경기를 잡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른바 ‘고척돔 효과’를 원정팀이 더 누리고 있다.
넥센은 27일 고척돔에서 개최된 ‘2018시즌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전에서 2-9로 졌다. 5위 넥센(49승 53패)은 8위 롯데(41승 53패)에 네 경기 차로 쫓기며 가을야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넥센은 최근 홈경기서 1승 7패로 매우 부진하다. 특히 시리즈의 첫 경기를 내주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간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넥센은 7월 3일 SK전에서 3-9로 대패를 당했다. SK는 로맥, 최정, 김동엽 삼총사가 홈런을 하나씩 치면서 12안타를 몰아쳤다.
LG도 17일 고척돔에 와서 9-3으로 이겼다. 박용택과 이천웅이 홈런을 치면서 LG도 16안타를 쳤다. 덕분에 LG는 고척돔 3연전을 싹쓸이하며 넥센전 9연승을 달렸다.
KT는 24일 고척돔에서 강백호, 로하스, 박경수, 윤석민 네 명이 홈런을 친 끝에 9-6으로 이겼다. 넥센도 박병호와 김하성이 홈런을 쳤지만 안타수에서 12-11로 밀렸다. KT도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그리고 넥센은 27일 롯데와 첫 홈경기서 13안타를 맞고 2-9로 대패했다. 역시 채태인이 홈런을 쳤다.
공통점이 있다. 고척돔에 온 원정팀이 첫 경기서 홈런 등 장타가 폭발하며 대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이들은 한결 같이 “더운 곳에서 하다가 고척돔에 오니까 할 맛이 난다”고 했다. 7월에 고척돔을 방문한 팀 중 첫 경기를 패한 팀은 7월 6일 2-6으로 진 NC 밖에 없었다.
장정석 감독은 “홈경기서 승률이 좋아야 하는데 답답하다. 내년부터 고척돔 지붕을 뜯어야 할까보다”라며 애써 농담으로 속타는 마음을 달랬다. 혹서기에 고척돔의 유리함을 발판 삼아 4위 이상을 바라보려던 넥센은 비상이 걸렸다. 넥센이 이기려면 오히려 돔구장에서 에어컨을 끄고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일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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