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지난해 함께 했던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모두 재계약을 포기했다. KBO 리그에서 실적이 확실한 에릭 해커(현 넥센), 그리고 큰 기대를 걸고 영입한 제프 맨쉽과 모두 재계약하지 않았다.
해커는 30대 중반에 이르렀다는 단점은 있었으나 KBO에서 남긴 실적이 워낙 뚜렷하고 화려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NC에서 뛰며 5시즌 동안 통산 56승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26경기에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맨쉽 또한 부상이 있었던 와중에서도 21경기에서 12승4패 평균자책점 3.67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NC가 두 명의 선수와 모두 계약하지 않은 것은 몸 상태와 연관이 있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해커의 경우 매년 잔부상에 시달리며 이닝이터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 단계였다. 2015년 204이닝을 던지며 정점을 찍은 해커는 2016년 140⅔이닝, 2017년 160⅓이닝 소화에 머물렀다. 맨쉽도 아픈 시기가 길었다. 불펜투수 출신인 맨쉽은 지난해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12⅔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부상 탓이었다.

이에 NC는 좀 더 젊고, 이닝을 많이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찾았다. 그런 NC 레이더에 걸린 선수가 왕웨이중(26)이었다. KBO 리그에서 충분히 통할만한 좋은 구위를 가진데다 젊었다. 당장 2018년 1년이 아닌, 2~3년 이상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그런 왕웨이중도 예상과 다르게 ‘건강’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왕웨이중은 27일까지 18경기에서 104⅔이닝을 던지며 6승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하고 있다. 승운이 다소 따르지 않은 부분은 있으나 성적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왕웨이중은 3~4월 7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40으로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5월 3경기에서는 4.50, 6월 5경기에서는 5.93, 7월 3경기에서도 4.70에 머물고 있다.
5월 이후로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세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이닝소화력이 떨어진다. 체력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NC의 분석이다. 결정적으로 자주 아프다. 왕웨이중은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한 차례 말소된 바 있고 말소되지는 않았으나 로테이션을 거른 적도 있다. 여기에 27일에도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어깨에 피로가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을 떠나 NC가 왕웨이중을 선택한 배경과는 다소 엇나가는 행보다. 건강하게 선발진을 지키며 팀의 에이스 몫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잦은 부상으로 팀 선발진의 구상을 깨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최하위에 처진 NC로서는 답답한 일이다. 그렇다고 아픈 선수를 무리하게 던지게 할 수도 없으니 진퇴양난이다.
NC는 왕웨이중이 가진 능력과 스타성에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는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는 시기일 수 있다. 아직 나이가 젊은 선수라 KBO 리그에 무난하게 적응하기만 한다면 해커처럼 오랜 기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기본이 되는 건강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끝까지 이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NC는 돌아올 겨울 또 고민에 빠져야 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