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졸 신인 김민이 데뷔전 선발승을 거뒀다. 김진욱 KT 감독은 김민에게 큰 절을 할 뻔 했다. 로하스의 아쉬운 수비 덕분에(?) '큰 절'을 모면했다.
김진욱 감독은 27일 LG전 선발 투수로 일찌감치 고졸 신인 김민을 예고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서 임시 선발로 2군에서 프로 경험을 쌓던 김민에게 임시 선발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 감독은 김민의 선발 등판을 하루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김민을 소개하며 “5이닝 무실점을 하면 큰 절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김민은 LG 상대로 과감한 직구 승부로 빼어난 피칭을 했다. 1회 수비 실수로 인한 1사 2루 위기에서 가르시아를 삼진, 김현수를 유격수 땅볼로 위기를 넘겼다. 유격수 심우준의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3회 삼자범퇴로 막은 김민은 4회 무사 1,3루에서 김현수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1점을 허용했다. 무실점이 무산된 것.
앞서 로하스의 수비가 아쉬웠다. 무사 1루에서 가르시아를 잘 맞은 타구 때 로하스는 뒤로 천천히 걸음을 내딛다가 점프하면서 잡으려 했으나 타구는 키를 넘어갔다. 로하스의 타구 판단 실수.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했더라면 잡을 수 있는 타구로 보였다. 잡았더라면, 김진욱 감독의 공약대로 김민은 실점없이 5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로하스의 느슨한 수비 덕분에 김 감독의 '큰 절' 약속은 무산된 셈이다.
김민은 이날 5회까지 66구를 던졌는데 직구가 46구로 70% 가까이 됐다. 자신의 공을 믿고 배짱 승부를 한 것. 5이닝 동안 단 2안타만 허용하고 1실점으로 막아내 승리 투수가 됐다. KBO리그 7번째 고졸 데뷔전 선발승 진기록을 세웠다.
김진욱 감독은 경기 후 "퓨처스 팀에서 갈고 닦은 기량과 구위를 자신 있게 펼친 김민의 데뷔 첫 승을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마음으로는 큰 절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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