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 현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했다.
27일 오후 방송된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 연출 최성범) 첫 회에서는 못생기고 뚱뚱했던 소녀 강미래(임수향 분)가 대학 입학을 앞두고 눈, 코, 안면윤곽 등 각종 성형수술을 받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재탄생한 과정이 그려졌다. 달라진 얼굴은 처음 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충분했다.
어릴 때부터 못생긴 외모와 뚱뚱한 몸매 때문에 남자 아이들에게 놀림 받으며 자존감이 바닥으로 자란 미래. 그녀는 다이어트를 한 후 “내가 긁지 않는 복권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고 말하며 자신감 없는 성격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국대 입학을 앞두고 3개월 전 엄마의 동의 아래, 2천여 만 원을 들여 얼굴을 탈바꿈했다. 물론 성형수술을 통해서. 미래의 목표는 “예뻐지고 싶다”가 아니라 “평범해지고 싶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미래는 어릴 때부터 외모 지적을 당하며 자란 탓에 남의 외모에도 민감해 속으로 점수를 매기며 외모를 평가를 하는 일이 습관이 됐다. 외모가 예뻐졌어도 여전히 자존심이 바닥인 미래는 한국대 오리엔테이션에 가서 한층 더 충격을 받았다. 태어날 때부터 예쁜 ‘모태 미녀’ 현수아(조우리 분)를 만났기 때문. 게다가 착한 성격에, 겸손한 태도를 갖춰 선배와 동기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성형수술 후에 누가 봐도 화려하고 예쁜 얼굴이 된 미래. 하지만 아직 예뻐진 자신이 낯선 그녀는 사람들의 관심이 버거우면서도 행복했다. 이상형이라며 번호를 물어보는 남자에게 당황해 “제 핸드폰이 번호가 없어서요”라고 답하는가 하면, 셀카사진을 찍자는 절친 현정(도희 분)의 제안에도 여전히 망설였다.
무엇보다 미래가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100점짜리인 얼굴의 자연 미인임에도 자신에게 “진짜 예쁜 애”라고 말하는 수아와 중학 동창이었던 도경석(차은우 분)의 존재다. 미래는 경석이 자신을 알아볼까 걱정했지만 본인이 존재감이 없었던 데다 얼굴도 달라졌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외모도 스펙이라는 말이 생길정도로 외모지상주의 시대가 되어버린 요즘, 성인들은 물론 청소년들 중에서도 성형수술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만족을 위해 자신을 가꾸는 것은 좋지만 신체적으로도 성장 중인 청소년들도 외모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에, 우리나라는 심각한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다.
외모에 대한 고민과 성형수술과 관련된 현실적 이야기들을 풀어낸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적어도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 분명 외모는 경쟁력이다. 옛날 같았으면 의문을 제기했겠지만 요즘엔 누구나 수용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예뻐지고 싶고 자신감을 갖고 싶어 수많은 사람들이 택한 방법이 바로 성형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의 기준이 큰 눈에, 높은 코, 갸름한 얼굴 등 성형수술로 인해 천편일률적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성형수술 광고나 연예인들을 통해 옳지 않은 것으로 정해져 사람들에게 주입되고 있는 것. 잘못된 미의 기준으로 인한 외모+ 성형 지상주의로 얼굴이 못생기거나 뚱뚱한, 외모가 열등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풍조가 나타났다.
‘강남미인’은 이 같은 현실을 꼬집으며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말하려 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