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뜻밖의 Q’가 이제 곧 방영된지 3개월을 맞는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모양새. 아직 ‘뜻밖의 Q’에게 토요일 예능 정착은 멀고 험해 보인다.
‘뜻밖의 Q’는 지난 5월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뜻밖의 Q’는 MBC 대표 예능인 ‘무한도전’의 후속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프로그램. 애초에는 ‘무한도전’ 시즌2로 알려졌으나, 퀴즈쇼 포맷으로 방향을 틀어 단독 프로그램이 됐다.
‘무한도전’ 시즌2는 아니지만, 10여 년 동안 토요일 오후 6시대를 책임졌던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채우는 프로그램이란 것 자체가 ‘뜻밖의 Q’에게는 도전이었다. ‘뜻밖의 Q’ 선장을 맡은 최행호 PD게도 도전임은 분명했다. 누가 맡아도 부담스러울 ‘무한도전’ 자리에 들어갈 예능 프로그램을 맡았는데 준비 기간은 그 누구보다 짧았다. 수많은 고민이 얽힐 수 밖에 없었을 터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뜻밖의 Q’는 퀴즈쇼 포맷으로 이수근, 전현무 MC 체제로 지난 5월 출범했다. 음악에 한정짓지 말아달라고는 했으나, 일단 시청자들에 익숙한 음악 퀴즈를 위주로 초석을 다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 ‘뜻밖의 Q’. “독이 든 성배”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수근, 전현무의 각오도 어느 때보다 남달랐다.

하지만 의지와 각오만 가지고는 시청자들과의 거리를 좁힐 수 없었다. ‘뜻밖의 Q’는 방영 3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시청자들에게 아이덴티티를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무하도전’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얄궂은 운명이란 건 알겠다. 하지만 ‘무한도전’ 후속이란 거대한 기대감을 내려놓고 바라봐도 ‘뜻밖의 Q’는 자신만의 색깔을 찾지 못한 모양새라 더욱 안타깝다.
‘뜻밖의 Q’는 음악 퀴즈쇼 포맷을 지향한다. MC들은 게스트들과 함께 몸동작으로 노래 제목 퀴즈를 맞히고, 가사를 분배 받아 돌림으로 노래를 완창 한다. 이미 ‘가족오락관’, ‘해피투게더-쟁반 노래방’ 등 옛 예능 프로그램들이 수없이 사용했던 아이템들이 그대로 프로그램에 녹아든 것. 그나마 참신한 이모티콘 퀴즈 또한 단어 힌트 등을 통해 노래 제목을 맞히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의 몇몇 코너와 유사하다.
프로그램의 핵심인 포맷이 이미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다보니, ‘뜻밖의 Q’라는 이름보다 ‘그 어떤 것의 엇비슷한 프로’라는 이미지 밖에 남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물이 매력적으로 그려지지도 않는다. 최고 MC로 평가 받는 이수근, 전현무가 애써주고 있지만, 틀에 박힌 포맷 때문에 이들도 참신한 진행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 게스트들도 앨범 홍보 등에 그친 인물들이 대부분이라 신선함을 찾기는 힘들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3개월 정도의 유예 시간은 필요하다. 상승세를 가져올 ‘폭발’을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색깔을 찾고, 일정 시청층을 쌓는 기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 ‘뜻밖의 Q’도 그동안 매주 변화를 주며 돌파구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변화 또한 이미 좁아진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변주이기 때문에 크게 와 닿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 수동적으로 쓰이는 시청자 쌍방향 SNS 소통 플랫폼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애초 기획한 ‘시청자vsMC’ 구도를 더 명확하게 만드는 등, ‘뜻밖의 Q’에게는 더욱 과감한 도전이 필요했다.
‘무한도전’은 MBC의 프로그램이었다. 그 ‘무한도전’의 시청층을 그저 꿈의 시청층이라 생각하고 막연하게 여긴 것이 ‘뜻밖의 Q’의 패착 원인 아닐까. ‘무한도전’을 시청했던 시청자들은 과감한 도전, 신선하다 못해 ‘병맛’에 가까운 매력에 관대한 시청자들이었다. 이런 시청자들을 위해서 ‘뜻밖의 Q’에게는 좀 더 혁신적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yjh0304@osen.co.kr
[사진] ‘뜻밖의 Q’ 방송 캡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