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보고 싶습니다"..'집사부일체' 이덕화, 40년만에 찾은 파로호 [종합]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8.07.29 19: 44

 배우 이덕화가 40년 만에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든 파로호로 제자들과 함께 나섰다.
29일 오후 방송된 ‘집사부일체’에서는 이덕화가 사부님으로 출연한 가운데,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에 40년 동안 가지 않았던 추억의 공간 파로호에서 진솔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덕화는 이상윤을 가리켜 “박수 받는 게 편하냐, 인정받는 게 편하냐”고 물었다. 이에 이상윤은 “현재는 평가 쪽이다”고, 양세형은 “박수 받는 쪽이 좋다”고, 이승기는 “평가 받는 쪽을 원하는데 결과는 그냥 박수를 받는다”고, 육성재는 “박수 받을 만한 위치에서 평가를 받고 싶다”고 답했다. 이덕화는 “정답은 없다”며 “박수나 평가나 인정받는 거다. 나는 사실 평가받는 것보다 박수 받는 연기를 원했다. 직접 보고 박수 쳐주는 시청자가 중요한 거 아니겠냐. 오래하다 보니까 평가해주시는 분들도 인정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윤은 “그럴 수도 있구나”라며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덕화는 “사실은 내가 책임져야 할 내 식구들을 책임지지 못하는 게 창피한 거다. 가발 광고하는 거 찍겠냐. 약점을 건드리는 건데. 그거 자존심 상하는 것보다 내 식구를 책임지지 못하는 게 창피하다. 가발이면 어떻고 팬티면 어떻겠냐. 이쯤 되더라. 가족뿐만 아니라 네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아버지가 병환으로 쓰러진 후 이덕화는 “좌절이 되는데 내가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이 생겼구나 생각했다. 그때부터 잘나갔다”면서 그러나 “한방에 오토바이 사고로 3년의 고생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가 많이 좋아지셨는데 내가 교통사고 나니까 큰 쇼크가 온 거다. 그래서 아버지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셨다. 내가 걸음도 못 걸을 땐데 그때 옆방에서 돌아가셨다. 몸을 잘 추슬러서 많이 휴양도 좋아지셨는데 내 실수 한 번에 많이 앞당긴 것 같아 늘 죄스러웠다. 그래서 파로호라는 낚시터를 40년 넘게 안 갔다. 거기 가면 꼭 나오실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덕화가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든 공간인 파로호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자 멤버들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이어 이덕화는 “내가 내일 너희들을 데리고 거기를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덕화는 이동하는 차안에서 농담을 해보다가도 “웃음이 안 나네”라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괜히 잘 계시던 분이 나 때문에 돌아가신 것 같다. 밤에 낚시를 한다고 하면 나오실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장소는 아들도 꼭 가보길 바라던 장소였다고.
이덕화는 파로호 앞에 서서 추억을 떠올리며 설명을 해주다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를 지켜보던 제자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이덕화는 “계속 오실 생각 있냐”는 질문에 “그럼. 못 오겠냐”고 답했다.
이덕화는 “아버지가 걸어오면 신선 같았다. 모시 적삼 입고 와서 딱 두 마디만 했다. 내가 토요일에 오면 수요일부터 준비한다는 거다. 머리가 길면 거울 보고 자기가 깎고 나 올 시간에 딱 하는 거다. 모시 적삼 칼 같이 빨아서 풀 먹여서 다려놓고. 자식이지만 창피하지 않겠다는 거다. 그땐 의자도 없으니 삽을 파놓고 밑밥 통 열어보면 떡밥 잘 개서 굳을까 봐 젖은 수건까지 완벽하게 세팅 해놓는 거다”고 말했다.
제자들에게는 “41년을 못 오던 데를 왔으니 마음은 편하긴 하다”고 전했다. 이승기는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덕화는 “내가 우리 노인네 때문에 진짜 한 번 넋 놓고 울어본 적 있다. 혼자 낚시 하는데 고기가 안 잡혀서 밤새 앉아 있었다. 여기가 늦봄이나 가을이 되면 물안개가 많이 낀다. 안개가 코앞까지 껴서 키가 잘 보일까 말까 끼어있는데 노 젓는 소리가 삐걱 삐걱 나는 거다. 거기를 몸이 불편한 사람이 똑같은 힘을 가야 똑바로 가지 않냐. 틀어지는 배를 바로 잡으려면 왼쪽을 더 저어야 했다. 밤을 새운 아들한테 커피를 가져다주고 싶은 거다. 나 한잔만 갖다 주면 되는데 자존심이 허락지 않으니까 보온병 하나 가득 담는 거다. 그거 배 싣고 얼마나 힘들었겠냐. 나 말고 그 위로, 아래로 두세 사람 낚시하는 사람이 있었다. 한잔씩 다 따라주더라. 다 나눠주고 내 앞에 와서 이거 들여다보면서 ‘야, 이거 한 잔 남았나 보다. 마셔라.’ 진작 주고 가지. 커피 주고 안개 속으로 없어지는데 내가 태어나서 원 없이 울어봤다”고 말했다.
또한 자식들과 얽힌 추억도 털어놨다. 이덕화는 “11년 동안 자식들 운동회는 한 번도 안 빠졌다”고 말했고, 이에 아들 이태희는 “한 번도 안 빠지고 오셨다. 김밥은 어머니가 싸왔다. 어머니 같은 여자를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장가를 안 갔다. 칭찬은 한 번도 못 들어본 것 같다”며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아들은 “사랑표현은 말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덕화는 “야, 한 잔 남았나보다. 이게 애정표현이다”라며 커피 한 잔을 내밀었고, 아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덕화는 40년의 한을 풀었으니 낚시를 해보겠다고 선언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집사부일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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