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의 동막골소녀가 '밥 로스' 한동근의 질주를 막았다. 연예인 판정단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동막골소녀가 과연 장기집권에 성공할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4연승에 도전하는 가왕 밥로스와 그에 대항하는 복면가수 4인의 무대가 그려졌다.
이날 정체를 밝힌 이는 '우주선' 데이비드 오, '고슴도치' 승리, '커피자루' 육중완, 그리고 3연승을 해낸 '밥 로스' 한동근이었다.

7년 만에 방송 출연을 한 데이비드 오는 "에버블룸이란 밴드에서 계속 노래를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고, "오랜만에 나와 카메라 앞에 선 것만으로도 떨렸다. 지금까지는 해온 게 없지만 그래도 저를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께 노래를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리겠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고슴도치로 등장한 승리는 반전 그 자체였다. 카이 이외에는 아무도 그의 정체를 짐작하지 못한 것. 승리는 "이제 말 좀 하자. 아무리 인기 프로그램이라 해도 이렇게 사람한테 가면 씌우고 10시간 동안 말 한마디 못하게 하냐"며 가면을 벗자마자 속사포로 말을 쏟아내 등장부터 '예능 아이콘'의 저력을 과시했다.

"13년 동안 이렇게 무대에서 무관심을 받은 게 처음"이라며 서러움을 토로하던 승리는 "강원도 철원에 있는 빅뱅 형들이 이 무대를 가장 봐줬으면 좋겠다. 아마 지금 형들이 불안할 거다. 제가 얼마나 판을 치고 다닐지 말이다. 팬들이 빅뱅 형들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걸 형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며 든든한 빅뱅 막내로서의 모습을 드러냈다.
육중완은 '복면가왕'에 두 번째 찾아온 복면가수였다. 그는 "그 사이 인생이 많이 바뀌었다. 결혼도 하고 예쁜 딸이 생겼다"며 전보다 성숙한 듯한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그는 무대를 마친 후 딸 온음이를 향해 "3개월하고 20일 정도 됐는데 아빠 목소리를 알아 듣는다. 온음아 아빠 TV 나왔어"라고 인사를 건네 '딸바보' 면모를 뽐내 흐뭇함을 안겼다.
82대 복면가왕 결정전에서 아쉽게 가왕 타이틀을 동막골소녀에게 내준 '밥 로스' 한동근은 "3연승이면 많이 하지 않았냐. 마이클 볼튼이라는 극찬도 해주셨고, 들을 칭찬 다 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살 좀 빼라고 부모님께서 그러시는데, 하지만 당신 아들입니다"라고 농담을 할 만큼 여유로운 입담으로 좌중을 폭소케 했다.
한동근은 "정말 매 무대 마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대기실에서 오만 약도 다 먹고 준비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정말 행복했다. 행복의 느낌은 길게 가기 힘들지 않나. 그런데 이번에 그렇게 느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위로를 전해주는 가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력한 가왕 후보로 꼽히던 동막골소녀는 포맨의 '못해', 박정현의 '몽중인'을 열창하며 연예인 판정단으로부터 "정말 완벽하다"는 극찬을 들은 인물. 감성과 창법 모두 완벽하게 잡아낸 동막골소녀는 '밥 로스' 한동근도 감탄하게 만든 주인공이었다. 그런 동막골소녀가 과연 장기집권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