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파격을 접든, 편성을 바꾸든...'두니아'가 빠진 '2% 블랙홀'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7.30 06: 57

'두니아'가 반전과 파격을 오가며 신선한 도전을 하고 있지만, 편성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남겨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시청률 2%의 늪에 빠진 '두니아'가 과연 해결책을 찾고 제대로 도전의 날개를 펼 수 있을까.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이하 '두니아')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유노윤호가 다시 돌아오고, 구자성의 비밀과 두니아의 또 다른 인간 이근의 정체가 밝혀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노윤호는 앞서 사망해 멤버들이 장례식까지 치러줬지만 멀쩡하게 살아서 돌아왔다. 유노윤호는 두 패로 갈라진 멤버들을 설득해 다시 하나의 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열정 넘치는 유노윤호의 리더십에 박준형과 오스틴 강은 대열을 이탈했다. 

유노윤호를 필두로 한 수색팀은 유노윤호가 "나를 살려준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인물을 찾아나섰다. 그는 바로 생존전문가 이근이었다. 이근은 "해군 대위로 훈련을 받다 두니아에 워프돼 1년을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유노윤호와 멤버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쳐주며 생존 선생님이 됐다.
구자성의 비밀도 밝혀졌다. 구자성은 돈스파이크와 루다, 미주의 곁에 남아 집짓기 팀이 됐다. 하지만 구자성은 돈스파이크가 자신을 앞에 두고 "자성이 보고 싶다"고 말하는 걸 듣고 비로소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동안 자신과 이야기를 나눈 팀원은 미주 밖에 없었고, 미주는 "귀신을 본다"고 말했기 때문. 구자성은 샘과 공룡을 만났을 때 공룡에게 잡아먹혔다. 멤버들 또한 유노윤호가 돌아온 것처럼 구자성이 살아 돌아올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했다.
유노윤호의 복귀, 구자성의 사망 반전 등 이날 '두니아'는 반전을 거듭했다. 그동안 지켜온 '병맛'의 스토리를 극대화시키는 반전은 스토리 예능의 백미를 맛보게 했다. 아직 유노윤호가 어떻게 살아 돌아왔는지, 이근의 합류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등은 관전 포인트로 남았다.
분명 '두니아'는 혁신의 프로그램이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던 멤버들의 발연기, 그리고 그들의 연기와 리얼을 오고 가는 예능 스토리가 이제는 '병맛'의 재미를 준다. 게임의 세계관을 예능에 녹인 과감한 도전은 눈 여겨볼 만 하다. 하지만 이런 좋은 재료들을 두고도 아직까지 "이게 뭐 하는 예능이냐"는 반문을 쉽게 지우진 못하는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 이재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1인 방송 시스템이란 전례없는 플랫폼을 예능에 도입해 본격적인 '쌍방향 소통 예능'의 문을 열었다. 그런 박진경, 이재석 PD는 나름의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고, '듀랑고'라는 게임으로 예능을 만들었으니 게임을 잘 아는 2030 세대들의 관심도 충분하다. 즉, '두니아'는 '일요일 예능'이 아닌 금요일, 혹은 토요일 심야 시간대에 편성해도 충분히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두니아'는 그들의 '타임워프'(시간 왜곡)를 겪었는지 뜬금없이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일요일 예능 한 가운데에 정착했다. 그러니 좋은 반응이 나올 리가 없다. 아무리 시청층의 구분없이 재미를 주는 게 예능의 미덕이라지만, 공룡이 나오고 콩트인지 예능인지 장르도 불분명한 프로그램을 부모님 세대에 들이밀면 이를 이해하고 좋아해줄 시청자가 어디있단 말인가. '두니아'는 어떤 프로보다 명확하게 타깃 시청층이 정해진 프로다. 이를 공략하려면 그에 맞는 시청 시간대를 선택하는 게 당연한데도, MBC는 '두니아'를 일요일 가족 시청 시간대에 편성하고 '일밤'과 같은 성과를 거두라고 종용하고 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두니아'는 3% 시청률도 거두지 못하는 참패를 맛보는 중이다. 이미 노릇노릇하게 준비된 시청층 파이를 팽개쳐두고, 괜한 남의 떡을 쳐다보다 아무 것도 얻지 못한 꼴이 된 것. MBC는 일요일 예능 전쟁판에 '두니아'를 던졌으면, '두니아'의 '병맛 파격'을 접거나, 아니면 '두니아'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시간대로 편성 이동을 해야 한다. '두니아'의 날개를 꺾을 것인가, 아니면 과감한 편성 이동을 추진할 것인가. '두니아'를 살릴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 yjh0304@osen.co.kr
[사진]  '두니아' 방송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