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골프→'태조왕건'...♥이 문제된 '위기의 아빠들' [종합]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7.31 00: 35

'안녕하세요'에 스크린골프에 '태조왕건'까지 각종 사랑 때문에 문제가 된 위기의 아빠들이 등장했다.
3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개그우먼 김지선, 가수 신지, 가정의학과 전문의 허양임, FT아일랜드 이홍기, SF9 로운이 게스트로 출연해 시청자의 고민을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고민의 주인공들은 만삭 아내를 두고 스크린골프에 빠진 남편, 10년째 드라마 '태조왕건'만 보는 아빠, '남 도와주기'에 빠져 후배와 아내를 힘들게 하는 사장님의 모습이 그려졌다.

첫 번째 고민의 주인공인 만삭 아내는 "남편이 스크린골프를 친다. 임신 9개월차인데 자꾸 스크린골프를 치러 나가서 새벽 3시에 들어온다. 임신하고 몸도 불편하고 우울한데 남편이 곁에 없다"고 호소했다.
남편은 "사실 아내가 좀 이해가지는 않는다. 원래 내가 운동을 좋아하는 걸 알고 결혼했는데 전에는 한 마디 없다가 결혼을 하고 나니 가면을 벗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남편은 이에 "한 달에 20만 원 정도 사용한다. 다른 걸 아무 것도 안 하고 하루종일 일하는 나로서는 그 정도는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아내는 "하지만 우리의 형편에서 20만 원은 크다. 창피한 말인데 남편이 한 번도 생활비를 준 적이 없다. 9월 출산 예정인데 아직도 아기 용품을 하나도 못 샀다"고 고백해 탄식을 자아냈다.
남편은 "나는 친구를 만날 시간도 없고, 아무 것도 못한다. 쉬는 날에는 아내와 놀아준다. 그리고 언제 진통이 생길지 모른다는 논리라면 내가 일을 나가지도 말아야 한다. 집에 있으면 뭐하나. 아내가 친구들과 나가서 수다도 떨고 여행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나, 허양임은 "여자가 임신을 하고 엄마가 되는 과정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임신 때 느끼는 우울감은 암환자가 느끼는 우울감과 비슷하다는 결과도 있다. 그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종 충고와 조언을 들은 남편은 "내가 아이 태어나면 지금까지 못해줬던 것까지 두 세 배 더 잘해주겠다"고 아내에 약속했다. 이 커플은 145표를 받았다.
두 번째 고민의 주인공은 10년째 '태조왕건'만 반복 시청하는 아빠가 고민이라는 20대 딸이었다. 딸은 "아빠가 '태조왕건'만 10년째 보고 계신다. 뭐만 하면 '왕건 봐야 한다'고 집에 가시고, 강아지 이름도 궁예였다. 볼륨도 엄청 크게 틀어서 고양이도 귀를 막고 잔다. '왕건이 만큼 하는 드라마가 없다'며 반복 시청한다"고 고민을 전했다.
딸은 "아빠가 항상 반복 시청을 한다. 특히 좋아하는 장면이 있으면 계속 반복해서 본다. 궁예가 관심법이 무엇인가 장면과 왕건 끝나는 엔딩 음악이 있는데 그것만 생각난다"며 각종 장면을 꼽고 성대모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머니는 남편을 포기했고, '태조왕건'의 영상을 USB에 넣어 건네준 둘째 딸은 졸지에 가족의 역적이 됐다.
'태조왕건' 반복 시청은 웃음을 자아내는 사연이었지만, 이 때문에 생기는 싸움은 두 딸에게는 큰 스트레스였다. 이에 아빠는 "첫째 딸이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서 사랑을 줘야 할 때 많이 못 준 것같아 미안하다. 이제는 '태조왕건'을 좀 줄이고 못 준 사랑을 주겠다"고 고백해 모두를 감동하게 했다.
세 번째 사연은 다른 가게 도와주느라 후배를 끌고 다니고, 아내를 힘들게 하는 사장님이 등장했다. 후배는 고향 선배가 '자영업자 카페' 회원들을 돕기 위해 자신을 끌고 다녀 정작 자신의 가게를 돌보지 못한다며 "횟수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짜 고민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다른 자영업자를 돌보느라 자신의 가게를 돌보지 않아 늘 뒷일을 책임져야 하는 사장님의 아내였다. 
사장님은 아내의 호소에도 "나는 남을 돕고 아내는 가게를 돌보는 게 역할분담"이라며 "원래 남편은 아내와 상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것"이라고 발언해 모두의 야유를 받았다. 다른 카페 회원들은 "관심과 조언을 줘서 정말 고마웠다"면서도 "하루에 두 세 번을 찾아와 자기식대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불편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후배는 "3년 동안 많이 지쳤다. 내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다. 처갓집도 가고 싶다"고 선배에게 부탁했다. 아내는 "처음에 겪은 어려움을 느껴서 정말 도와주고 싶어서 그런 거다. 남편은 혹시나 만나는 걸인들에 주기 위해 늘 주머니에 5천원을 넣어다니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다만 남편이 에너지를 쥐어짜는 느낌이라며 그 부분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후배 또한 선배에게 "선배가 정말 좋은 사람인 건 안다"라며 "오늘은 선배와 소주 한 번 마시고 싶다"고 미안함과 고민을 동시에 드러냈다. 선배 또한 "내가 많이 잘못한 것 같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 사연은 1위를 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안녕하세요'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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