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결단 로맨스'가 지현우, 이시영의 고군분투에도 어딘지 아쉬운 전개로 시청자들을 쉽게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사생결단 로맨스'에서는 각종 오해로 결국 병원을 떠나는 주인아(이시영 분)와 그를 몰아세웠지만 결국 의료사고를 내게 된 한승주(지현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주인아와 한승주는 계속 대립했다. 그 와중에 주인아는 한승주의 과거를 떠올리며 "옛날엔 뺨을 맞아도 환자를 위한 배려를 잊지 않는 사람이었다. 옛날의 한 선생님이 그립다"고 쏘아붙였고, 한승주는 그런 주인아에게 "그 말을 한 걸 나중에 분명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 거다"라고 말했다.

한승주의 바람처럼, 주인아는 오해가 겹쳐 부정 청탁 신고를 받게 됐다. 평소 주인아의 도움을 많이 받은 한 환자가 주인아에게 선물을 내밀었고, 이게 문제가 된 것. 주인아는 "돌려주려 했다"고 해명했으나, 뇌물수수와 "환자와 사적으로 만난다"는 오해까지 받게 됐다.
거기에 이 신고의 주인공이 한승주라고 확신한 주인아의 상사 유상범(최령 분)과 이진경(배슬기 분)이 한승주와 싸움을 벌이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다. 결국 주인아는 한승주에게 "내가 나가겠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나가겠다고 밝혔고, 결국 병원을 퇴사했다.
"게임 오버"라며 좋아하던 한승주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병원에 실려온 유명 배우를 맡게 된 한승주는 자신감에 찬 채 무모한 수술법을 선택했으나, 예기치 못한 요소 때문에 결국 환자의 심장이 멎게된 것. "안돼"라고 외치며 한승주는 의료 사고를 직감케 했다.

호르몬을 주제로 하는 로맨스라는 신선한 소재로 이시영과 지현우는 각각 호르몬에 미친 주인아 선생과 사고로 호르몬 이상이 생긴 한승주 선생을 맡아 의사로 열연 중이다. 출산 후 복귀작인 이시영은 능청스러운 연기의 정점을 찍고 있고, 지현우는 평소 보여준 스윗한 매력과는 다른, 까칠 그 자체를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두 배우의 열연에도 드라마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대립구도와 '의드 로맨스' 포맷이 식상함을 자아내는 게 큰 요인이다.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는 '츤데레 로맨스'는 이미 많은 드라마에서 차용된 소재고, '병원에서 연애하는' 의드 로맨스도 다수 등장했다.
물론, 티격태격하는 커플이 등장하고 의드 로맨스라 해서 무조건 식상한 건 아닐 터. 하지만 '사생결단 로맨스'는 이상하리만치 호구에다 호르몬에 집착하는 주인아, 그리고 호르몬 이상에도 정상적으로 진료를 보고 있고, 심지어 그 부작용으로 넘치는 자신감이 생겨 의료사고까지 낸 한승주의 행동을 시청자에 쉽게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살아왔어'라든가, '원래 캐릭터의 성격'이라는 설명은 요즘의 시청자들을 설득하기엔 한없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이들의 '어쩔 수 없는 성격과 상황'은 로맨스를 엮기 위한 진부한 장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억지스러운 설정은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승주와 주인아가 부딪혀가는 과정에 집중하기보다 '저기서 저 캐릭터는 왜 이래야만 할까'라는 답답함이 더 크게 신경쓰이는 형국이 됐다.
드라마의 초반 4회는 고정 시청층을 쌓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간이다. 아직 첫 방송을 시작한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 여지는 분명 있을 것이다. 아직 2% 부족한 전개가 개선된다면 3%대로 떨어진 시청률도 분명 오를 것으로 보여진다. 과연 '사생결단 로맨스'가 시청자와의 교감에 성공할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사생결단 로맨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