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올 시즌 좌완 중간 투수가 거의 1명으로 운용됐다. 시즌 초반에는 고졸 신인 박주홍이 유일한 중간 좌완이었고, 그가 2군에 내려간 뒤에는 김범수가 집중 투입됐다. 지난주에는 김경태가 2군에서 올라왔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구성상 중간에 좌완 투수가 2명쯤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지난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데이비드 헤일의 대체로 선발등판하며 100개 공을 던졌다. 이번 주중 KT 3연전에선 불펜 대기가 어렵다. 마무리 정우람을 빼면 좌완 불펜은 사실상 김경태 1명밖에 남지 않는다. 이럴 때 생각나는 투수가 바로 권혁(35)이다.
권혁은 지난 26일 2군 퓨처스리그 엔트리에 등록됐다. 5월 중순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뒤 두 달 넘게 재활했고, 육성군을 거쳐 2군에 복귀했다. 시범경기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등 시즌 전부터 부상으로 1군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2군 복귀 후에는 팀의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했다. 27일 사직 롯데전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 29일 롯데전 1⅔이닝 2피안타 1실점 홀드를 기록한 뒤 30일 서산 경찰전에서 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 경찰전에선 7개 공을 던지고 갑자기 강판됐다.
갑작스런 왼손 중지 물집 때문이었다. 큰 부상은 아니다. 하루 이틀 정도 지나면 회복되는 작은 통증이다. 문제는 구위 회복이다. 이날 권혁은 경찰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 평균 구속은 140km대 초반에 형성되고 있다.
최계훈 한화 퓨처스 감독은 "권혁이 볼 스피드가 예전보다 조금 부족하지만, 부상에서 완쾌된 지 얼마 안 됐다. (스피드는) 앞으로 점차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지금은 시즌 중이라 구종 개발이 힘들다. 일단 자기 구위 수준을 올려놓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올 시즌 구원 평균자책점 1위(3.97)로 불펜야구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이지만, 후반기에는 이 부문 6위(4.83)로 힘이 많이 떨어졌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베테랑의 힘이다. 2군에 돌아온 권혁이 언제쯤 1군에 모습을 드러낼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