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상을 보여드릴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23세 이하)은 31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처음으로 소집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담금질에 돌입한다.
지난 16일 발표한 최종 엔트리 20명의 면면을 보면 역대 최강을 자랑한다. 공격진에 A대표팀 해결사인 손흥민(토트넘)이 와일드 카드로 합류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서 그의 파트너로 뛰었던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슈퍼 서브로 활약했던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도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일본 J리그 득점랭킹 공동 4위(8골)에 올라있는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와일드 카드로 포함됐고, K리그2(2부리그) 득점랭킹 선두(11골)인 나상호(광주)도 어벤저스 공격진에 합류했다. 뒷문도 든든하다.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조현우(대구)가 와일드 카드로 골문을 지킨다. 부상으로 생애 첫 월드컵 참가가 무산됐던 김민재(전북)도 아시안게임서 아쉬움을 털어낼 채비를 마쳤다.
해외파의 늦은 합류는 고민거리다. 황의조와 이승우는 각각 8월 6일(파주)과 8일(자카르타) 대표팀에 합류해 1차전부터 출격이 가능하지만 황희찬(10일)과 손흥민(13일, 이상 자카르타)은 뒤늦게 현지에 합류한다.
김학범호는 내달 12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15일 UAE와 2차전을 하고, 17일과 20일 차례로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과 3~4차전을 벌인다. 9일간 4경기의 강행군이다. 이번 대회는 6개조 1~2위팀이 자동으로 16강에 진출하고, 3위팀 중 가장 순위가 높은 4팀이 16강행 막차를 탄다.
남자 축구는 역대 아시안게임서 총 네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회 연속 우승한 적은 없다. 1970년 방콕(버마와 공동우승), 1978년 방콕(북한과 공동우승), 1986년 서울, 2014년 인천 대회서 정상에 올랐다.
대표팀의 골문을 책임질 조현우는 이날 인터뷰서 "월드컵서 좋은 모습을 보였더라도 지난 일이다. 다 내려놓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월드컵 그 이상을 충분히 보여드릴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음은 조현우와 일문일답.
-소감.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 훈련장에서부터 먼저 적극적으로 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들어왔다.
-최대 8경기를 뛰어야 하는데. 선참으로서 주문한 것은.
▲나도 감독님과 얘기했다. 와일드 카드로 뽑힌 만큼 (손)흥민이와 (황)의조가 한발 더 뛰고 후배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분명히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 얘기했다. 빡빡한 일정은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즐기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우승할 수 있다.
-해외파 공격수 합류가 늦어 수비와 골키퍼가 잘해줘야 하는데. 각오는.
▲분명 부담감이 있지만 (김)민재가 앞에서 다 막아준다고 해서 걱정을 하나도 안하고 있다. 월드컵서 좋은 모습을 보였더라도 지난 일이다. 다 내려놓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월드컵 그 이상을 충분히 보여드릴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
-더운 날씨 적응 노하우는.
▲대구는 굉장히 더운 도시다. 더울 땐 회복이나 몸관리도 중요하지만 선수 간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 실수를 하든 잘하든 뒤에서 좋은 말을 하면서 화이팅을 불어넣으며 경기를 했다. 더위에 익숙하다 보니 더운 나라에 가도 충분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훈련할 때도 계속 선수들과 소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월드컵에선 선배들에게 지시를 했는데 이젠 후배들이다.
▲경기장 안에서 만큼은 선후배가 없다고 생각한다. 수비수들에게 더 강하게 얘기할 것이다. 우리가 공격적으로 하면 분명히 찬스가 올 것이다. 선수들에게 강하게 얘기하면서 최대한 무실점 경기를 할 것이다. 월드컵서 유럽 선수들과 몸으로 부딪혔다. 아시안게임은 그 이상으로 잘하고 여유가 있을 것이다. 응원해주시면 이 친구들과 한국을 위해 금메달을 따고 올 각오가 돼 있다.
-아시안게임이 개인적인 의미가 있나.
▲와이프가 와일드 카드로 뽑혔다고 책임감 있게 하라고 강하게 얘기했다. 지금 이 순간이 영광이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김학범호에 첫 합류라 감독님 축구가 기대될 것 같은데.
▲감독님과 처음 만나게 됐다. 패스도 좋아하고 공격적인 축구를 하신다고 들었다. 골키퍼도 패스를 하는, 팬들에게 발전적이고 재밌는 축구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말씀도 편하게 해주시고 정말 좋으신 감독님이다. 오늘부터 끝날 때까지 재밌게 생활하면서 하루하루 준비하면 좋은 성적이 가능할 것이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