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라이벌인 두산과 LG가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나란히 한 건씩의 결단을 내렸다. 몇몇 부분에서 닮은 꼴이 적지 않은 가운데 가을을 향한 묘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두산과 LG가 차례로 움직였다. 두산은 7월 30일 NC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윤수호(26)를 영입했다. 대신 타격 잠재력이 있는 외야수인 이우성(24)을 내줬다. LG도 마감 날인 7월 31일 SK와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우완 문광은(31)을 받는 대신 내야수 강승호(24)를 내줬다.
받은 투수들은 모두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두산과 LG도 “불펜 보강 차원의 트레이드”라고 설명했다. 두 팀의 불펜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시사한다.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88로 리그 평균(4.94) 정도의 수준이다. 그러나 갈수록 지치는 양상이다. 두산 불펜의 3~6월 평균자책점은 4.82였지만, 7월은 5.07이다. 기대를 걸었던 몇몇 베테랑 선수들의 구위가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함덕주 박치국에 걸리는 부하가 커졌다. 장원준의 이탈로 이영하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것 또한 불펜에는 악재다.
LG 불펜은 더 심각하다. LG 불펜은 7월 한 달 동안 6.2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리그 9위까지 처졌다. 시즌 전체 불펜 평균자책점은 5.42로 지난해 4.71에 비하면 크게 올랐다. 임정우가 일찌감치 시즌을 접은 가운데 대다수의 불펜 투수들이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핵심적인 몫을 했던 김지용은 팔꿈치 부상으로 4주 정도 재활을 해야 한다. 불펜에 비상등이 걸린 상황이었다.
영입한 선수들이 확실한 카드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KT와 NC를 거친 윤수호는 잠재력과 별개로 1군 경력이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올해도 7경기에서 8⅓이닝을 던졌다. 문광은은 좀 더 알려진 카드다. 1군 통산 141경기에 나갔다. 롱릴리프 소화도 가능하다. 다만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7.05였고, 올해는 경쟁에서 밀려 아예 1군 등판이 없었다. 의구심을 지우기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반대로 내준 선수들은 모두 팀 내 야수 유망주였다. 높은 순번에서 뽑았고, 군 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했으며, 이제 막 써보려는 선수들이었다. 이우성은 2013년 두산의 2라운드(전체 15순위) 지명을 받았다. 올해 시즌 32경기에서 타율 3할을 친 선수다. LG의 2013년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강승호는 올해 LG의 주전 2루수로도 거론된 선수다.
이처럼 두 팀의 출혈도 적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나이적인 측면에서도 윤수호 문광은이 당장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앞으로의 트레이드 평가도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가을 전략을 짜는 두산,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LG의 트레이드가 성공으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