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11연패' LG, 독기 어린 플레이가 필요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8.01 09: 00

 '잠실 더비'에서 LG가 두산에 11연패를 당했다. LG는 올 시즌 두산과 9차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LG는 31일 두산과 시즌 9차전에선 2-6으로 패했다. 운도 따르지 않은 경기 내용이었다. 6회가 승부처였다. LG는 양석환의 솔로 홈런으로 2-3으로 추격한 뒤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동점과 내심 역전까지 기대할 만한 찬스. 그러나 대타 서상우가 때린 강습 타구는 투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고,  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6회말 수비에선 실책과 불운이 겹쳤다. 1사 2루에서 정진호의 타구는 투수 신정락의 오른 팔뚝을 강타하고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면서 4-2로 달아나는 적시타가 됐다. 신정락의 부상 교체. 1사 2루에서 허경민의 강습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한 3루수 가르시아는 1루에 악송구, 2루에 있던 주자가 홈을 밟았다. 가르시아가 제대로 잡아 아웃시켰더라면 4-2에서 이닝이 끝날 수도 있었지만, 6-2까지 점수는 벌어졌다.

LG 선수들은 경기 후 분함을 삭인 채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LG 선수들의 마음 속은 누구보다는 승리를 갈구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켜보는 이들은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눈으로 볼 수 있는 선수들의 플레이, 태도, 표정 등으로 판단하기 마련이다.
작은 플레이 하나에서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기싸움에서 상대방에 밀리지 않아야 한다. 2-6으로 뒤진 8회 2사 1루에서 채은성이 때린 타구는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좌중간 펜스를 맞고 나왔다. 1루에서 있던 박용택은 홈까지 들어오지 못하고 3루에 멈췄다.  
TV 중계 해설위원은 "저 정도 타구는 홈까지 들어올 것으로 봤는데, 3루에서 멈춰서 아쉽다"고 말했다. 두산의 중계 플레이가 좋았지만, 스킵 동작 등 2사 후 타구에 더 집중하지 못한 플레이가 아쉬웠다.
LG는 두산과의 올 시즌 9경기에서 실책을 9개나 기록,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두산은 단 1개의 실책도 하지 않았다.
LG 상대로 11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산 선수들의 플레이가 더 악착같이 느껴졌다. 마치 두산이 LG전 연패를 당하고 있고, 연패를 끊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착각. 연승이 쌓이면서 심리적인 우위에서 거침없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류중일 감독은 31일 경기를 앞두고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두산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어느 감독이라도 속으로 열 받을 만한 연패다. 더불어 류 감독은 "팬들은 지는 것을 보러 오진 않을 것이다. 팬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144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연패를 할 수도 있고, 특정팀에게 계속 질 수도 있다. 그러나 패배하더라도 납득이 가는 플레이, 독기 어린 플레이를 팬들은 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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