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재일은 올 시즌 아쉬운 가득한 전반기를 보냈다. 두 차례의 2군행이 있었던 가운데 전반기 67경기에서 타율 2할1푼8리 10홈런 39타점으로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다. 원래 시동이 늦게 걸리는 '슬로우스타터'로 알려져 있지만, 올 시즌의 부진의 늪은 더욱 깊었다.

후반기 오재일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기 12경기에서 오재일은 타율 3할7푼9리 4홈런 7타점으로 지난 2년 간 25개 홈런 이상을 때려냈던 강력했던 중심 타자로서의 위용을 되찾기 시작했다.
7월 31일 잠실 LG전에서도 오재일은 2회말 임찬규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팀은 6-2로 승리했고, 오재일은 결승타를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뒤 오재일은 "이제 타석에서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홈런이 나온 것도 좋지만, 떨어지는 공에 속지 않는 것이 더 만족스럽다"고 미소를 지었다. 실제 오재일은 전반기 동안 총 76개의 삼진을 당했다. 경기 당 한 개를 넘어가는 수치다. 표본이 작기는 하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 오재일은 9개의 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오재일은 살아난 계기에 대해서 7월 25일 SK전을 들었다. 0-7로 지고 있던 3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오재일은 산체스의 148km 직구를 공략해 좌월 홈런을 날렸다. 지난 6월 26일 NC전 이후 29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비록 팀은 5-11로 패배했지만, 그동안 침묵했던 오재일의 홈런으 두산의 위안거리로 남았다.
오재일은 "7월 25일 SK전에서 홈런을 친 후에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오재일은 "올 시즌 많이 준비하면서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러나 안 풀리다보니 실망이 컸던 것 같다"라며 "고토 코치님께서도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하셨다.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날이 더워진 만큼, 앞으로는 집중력 싸움이 될 것 같다"라며 "앞으로 찬스에서 더 많은 타점을 올려 팀 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