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민이 영화 속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는 장면에 대한 일화를전했다.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이성민은 극 중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성민은 1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공작’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실제과 비슷하게 구현된 인물들의 모습과 장소였다. 특히 김정일과의 대면 장면에서 더욱 놀라움을 자아낸다.
그는 김정일과 만나는 장면에 대해 “그 장면도 힘들었다. 잘 하다가도 내 차례가 오면 NG가 나기 시작한다. 정민 씨도 그랬고 장군님 얼굴도 안보고 차렷 자세로 대사를 하는 게 힘들었다. 그 씬에서 우리가 제압당하는 긴장감 때문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편안하게 발성하는 게 아니라 텐션된 상태에서 대사를 해야하고 빨리 했어야 해서. 공간이 주는 위압감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일 분장은 실제로 봤을 때 더욱 비슷했다며 “실제로 더 비슷했다. 외국의 유명한 특수분장 하시는 분들이 와서 했다. 선생님이 분장하시느라 힘드셨을 거다. 저희도 찍으면서 너무 신기해가지고. 그 와중에서도 감독님이 최대한 비슷한 각도를 찾아서 촬영하시더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 영화는 그런 게 대단한 것 같다. 우리가 대만에서 촬영을 오래했는데 거기 나오는 북한 쪽 보조출연자들이 다 대만 분들이시다. 그 분들이 북한 사람들이랑 똑같이 생겼다. 한국에서 데리고 왔구나 해서 한국말로 말했는데 못 알아들으시더라. 놀랐다. 나중에 물어보니까 감독님이 하나하나 다 오디션을 봤다고 하더라. 그런 지점이 영화가 어느 정도 품격을 가지는데 밑거름이 된 것 같다. 감독님 뭐 안하시는 것 같은데 다 했더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북한군들이 쫙 도열해 있는 곳의 중앙에서 걸어가는 장면을 언급하며 “제가 등장하니까 그 많은 사람들이 쫙 갈라서더라. 너무 짜릿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촬영하면서 놀랐던 것이 강원도에서 첫 촬영이었는데 입구를 들어서는데 공간 전체가 너무 북한 같았다. 계속 감탄하면서 걸어갔다. 저희 사투리 가르쳐 주시던 분도 정말 비슷하다고 하더라. 그 때 감독님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시면서 ‘다 만들었죠’ 하시더라”며 “주민 분들이 구경하는데 만날 때마다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웃음) 그 때 찍은 사진이 있는데 누가 봐도 그건 북한인 줄 알거다. 300명을 뒷머리를 다 깎아가지고. 장관이었다”라는 일화를 전했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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