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와 승부를 볼 줄 아는 선수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30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NC 다이노스에 외야수 이우성을 보내고, 우완 투수 윤수호를 영입했다.
트레이드가 발표되자 일부에서는 1994년생 군필 외야수를 보내고 두 살 더 많은 1992년생 미필 투수를 영입했다는 비난 여론도 생겼다.

두산으로서는 윤수호가 필요한 자원이었다. 올 시즌 두산은 김승회, 김강률, 함덕주, 박치국 등이 이기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접전이 계속되면서 투수진에는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고, 확실하게 1이닝 정도를 막아줄 수 있는 선수 한 명이 더 필요했다.
아울러 입단 당시 '대전고 김동주'라고 불리며 타격에 재능을 보였던 이우성은 올 시즌 31경기 타율 2할9푼3리 2홈런 11타점으로 조금씩 기량을 만개하고 있었지만, 두산으로서는 중복 자원이 많았다. 현재 정진호, 조수행이 우익수로 있었고, 9월이면 정수빈이 제대한다. 내년 시즌을 바라봐도 스캇 반슬라이크 혹은 새로운 외인 타자가 우익수로 올 수도 있고, 김인태, 국해성도 부상을 털고 합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우성에게도 두산보다는 NC에서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중간 투수로 충분히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윤수호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윤수호의 가세는 두산의 투수진의 약점을 채워줄 예정이다. 올 시즌 두산은 셋업맨 박치국, 마무리투수 함덕주로 투수진을 꾸렸다. 박치국이 52경기에서 12홀드 평균자책점 3.23으로 잘해주고 있지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5푼6리로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윤수호는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7리에 그쳤고, 올 시즌 역시 1할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윤수호의 담대한 피칭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산 관계자는 "그동안 윤수호를 봤을 때 승부를 볼 때 피하는 피칭이 없었다"라며 "타자와 붙어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선수다. 볼을 내주면서 마지막에 몰려서 안타를 맞는 것이 아닌 타자와 확실하게 승부를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포크볼이 주무기인데 슬라이더 등 변화구로 배팅 카운트에서 승부를 볼 수 있고, 또한 승부처나 타이트한 상황에서 집중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덧붙였다.
윤수호는 두산에 합류한 31일 곧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6-2로 앞선 9회초 김현수를 상대해 투수 앞 땅볼로 잡았다. 타구에 맞았지만, 다행히 큰 이상이 없어 아이싱 치료를 받는 데 그쳤다. 어려운 타자를 상대로 새로운 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윤수호가 데뷔전과 같은 배짱있는 피칭을 펼친다면 좀 더 수월하게 목표 달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