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이 터진지도 1년 7개월이다.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 두바이 촬영에서 욕설 동영상과 목격담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고, 서인영과 크라운제이는 예정된 하차 시기를 앞당겨 불명예 퇴장을 했다. 이후 서인영은 별다른 해명도, 별다른 활동도 없이 1년 반동안 자숙했다.
2일 정오 발표하는 신곡 '눈을 감아요'를 통해 서인영은 본격 활동 복귀 신호탄을 쐈다. 그동안의 시간을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 있었다. 오해가 있다면 풀고, 사과할 부분이 있다면 사과하는 게 인지상정. 서인영은 1일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느낀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최근 근황이 궁금하다.

-'어떻게 지냈냐'는 말이 부담스러웠던 적은 처음이다. 그냥 '잘' 지낸 것 같다. 18세부터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뒤도 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졌다. 처음으로 그렇게 쉬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지난 1년간 '어떻게 다른 사람들 눈에 비춰졌을까' 생각했다. 오랜 시간 함께한 주변 사람들을 마음으로는 아꼈지만, 표현이 부족하진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반성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시간이 내게 참 귀하고, 이 시간으로 인해 더 좋은 길을 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나만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표현도 해줘야 겠다 생각했다. 아직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어떻게 바뀌었나.
-예전과 비교해서 좀 더 깊이는 있어졌다고 생각한다. 친구들도 날 보고 '되게 많이 바뀌었다'고 말하더라.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쪽이라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전엔 무대에 오를 때 빼고는 스스로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인으로서의 모습이 미성숙했던게 있다. 어차피 이 길을 살아야 한다면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미지를 위해서 좋게 보이려고 포장하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이번 신곡 '눈을 감아요'는 발라드다. 더운 여름에 발라드를 선택한 이유는?
-이번에는 좀 더 의미가 있다. 한 가수가 경험을 하면 뭔가를 담고 싶지 않나. 가사가 정말 좋다. 내 마음처럼 전달하듯 얘기하려고 한다. 곡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음악방송 두 번 정도 했는데 가사가 참 와닿더라. 또 노래를 부를 때도 진정성 있게 부르게 됐다. 내 곡을 듣고 많은 분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
◆2년만에 컴백을 결정하고 앨범 작업에 돌입했다. 음악적으로 달라진 부분이 있나.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노래를 부를 때 감성으로 나오는 것 같다. 또 솔직하게 다가가고 싶어서 대중적인 곡을 선택했고, 공감가는 가사를 내려고 노력했다.

◆논란 이후 2년이 지났다. 당시 말하지 못했던 '오해'가 있다면 해명해달라.
-그런 건 없다. 물론 내 이야기를 기다려주신 분들도 있었을테지만, 나는 '하늘에서 내려준 뜻인가보다' 생각했다. 해명이라는 말 자체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거론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
◆그렇게만 얘기하면 대중은 당시 사태가 모두 서인영의 잘못이라고만 생각할 것이다.
-아,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 지 모르겠다. '죄송하다'는 공식입장을 낸 이후, '본인(당사자)에게 사과해라'는 댓글을 봤다. 작가와는 함께 족발과 소주를 먹으며 크라운제이를 잘 보여주기 위한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였고, 내가 그렇게 말했던 상대방이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 말했던 상대는 매니저인데, 나와 10년 넘게 함께 해왔을 정도로 아무 문제가 없다. 사실 우리에겐 크게 다가오지 않은 일이었는데, 영상만 보니 큰 일처럼 느껴지더라. 그 영상을 보고 비판하셨을 분들의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나같아도 그 영상만 봤으면 좋지 않게 봤을 것이다.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를 타야 한다', '호텔을 바꿔달라'고 말한 적은 없나.
-없다. 나는 솔직히 모르는 일이다. '최고의 사랑'을 찍기 전 '진짜 사나이'를 다녀왔고, '배틀트립'을 찍었다. ('최고의 사랑'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임에도) 그런 걸로 말한 적 없고 일을 일으킨 적 없다. 데뷔 후 15년 간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 없다.

◆크라운제이와의 사이도 문제가 없나.
-마음이 아프긴 했지만 크라운제이와도 문제는 없다.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고 싶었는데 끝까지 책임을 못져서 미안하다. 사실 우리가 '우리 결혼했어요'에 이어 두번째고 또 남녀관계이지 않나. 그래서 '최고의 사랑'을 찍다가 서로의 마음이 맞지 않는다 생각하면 그만 하자 얘기했었다. 그러던 중 (남녀 관계로 발전할 마음이 없어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미리 얘기를 한 상황이었다. 두바이에 다녀와서 다시 얘기하자고 한 상태였는데….
◆본인의 컴백 시기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그 답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엄청 여러 생각을 갖는 것 보다. 목표는 없다. 좋은 노래 들려드리는 게 중요하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버스킹도, 소극장 공연도 많이 하고. /jeewonjeong@osen.co.kr
[사진] 소리바다